최근 한 발표는 먼 바다 심해 생선의 수은 오염이 안전 수준을 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근해 생선에 비해 안전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심해 생선까지도 수은 중독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니 충격 이다.
그것이 충격이 되는 이유는 수은이라는 중금속 오염은 일반적 위험성을 넘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죽음도 라인강의 오염된 생선을 통한 수은 중독이 원인이며 나폴레옹의 죽음도 독살이 아닌 대머리 치료제 속에 함유된 수은 중독이라는 주장이 있다.
서울의 외곽에는 중량천이라는 개천이 흐른다. 도시를 흐르는 강이나 개천은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으나 대개 오염이 원래의 모습인양 오히려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중량천이라고 예외이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오염의 정도가 베토벤 시절의 라인강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다.
중량천은 양옆으로 순환도로를 건설해 하계동 중계동 상계동으로 해서 동두천으로 이어진다. 이 일대는 예전에는 서울의 야채를 공급하던 밭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주거지로 개발되어 거대한 아파트의 숲을 이루고 있다. 서울에 가서 이 도로를 지나다보니 개천 물에 낚시를 드리고 있는 낚시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가로워 보이는 이 풍경은 평화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 낚시꾼들과 관련한 나의 한가지 의문은 평화스럽지 못했다. 저들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아 어떻게 처리할까하는 것이 바로 의문이었다.
전에 미국의 낚시꾼들 중 낚시를 스포츠로 여겨 잡는 즐거움만 누린 후 다시 놓아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중량천의 낚시꾼들도 물고기를 잡는 즐거움만 누린 후 다시 놓아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중량천의 오염 수준으로는 그곳에서 살고있는 물고기가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을 것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어느 하루 나는 택시를 타고 또 다시 그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그 날도 예의 낚시꾼들은 한가롭게 낚시대를 개천에 드리우고 있다. 나는 문득 택시 운전자가 해답을 알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질문을 했다. 택시 운전자는 태연스럽게 “잡은 물고기는 먹지요”라고 말했다. “하루정도 깨끗한 물에 담가놓으면 나쁜 것은 다 빠지고 깨끗해진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무지와 당국의 무관심 속에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였으며 이 또한 한국민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 선상의 문제일지 모른다는 결론으로 한 동안의 의문을 정리했다.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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