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한인사회는 유별나게 흥청거린다. 뉴욕의 경우 각종 한인단체가 300여개에 달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한인들은 모이면 단체를 구성하고 각종 직책을 만들어 나누어 갖고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기를 좋아한다. 회장을 필두로 부회장 여러명과 그 밑으로 여러 직책이 부여되고 별도기구로 이사진을 구성하여 이사장, 부이사장 여럿과 각 분야별 간부들이 탄생한다.
한 단체에 회장이 있으며 또 그 단체 내에 소속된 골프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도 골프회장으로 회장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다. ‘회’자만 붙으면 회장인 것이다.
단체들중에는 단체의 본래 목적에 따른 사업과 행사는 1년내내 개점 휴업상태로 보내면서 봄, 가을 골프대회는 빼놓지 않는 단체들도 있다. 또한 연말이면 흥청거리며 일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우리 한인사회는 바빠지기 시작하며 각 단체들은 활기를 찾고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시동이 걸린 각 단체들은 행사를 위한 기금모금 방법으로 평소 잘 알던 업소들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티켓을 팔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초청장을 보낼 때 참가 금액을 명시하여 기부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뉴욕의 경우, 얼굴이 좀 알려진 명사들은 연말이 오면 수십통의 초청장을 받게 되는 데 참으로 고역이 아닐 수없다. 초청에 다 응할 경우 수백에서 수천달러까지 기부금을 내고 행사에 참가하게 되는 데 이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없다.
또 이름이 좀 나있는 유명업소들은 몸살을 앓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도네이션이라는 명목으로 작게는 비디오세트나 TV에서 부터 각종 상품권, 항공권과 현금에 이르기 가지 별의별 형태로 징수를 당한다.
요구하는 단체들은 자기 단체 하나뿐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업소 입장에서는 수십 단체가 몰려와 손을 내미니 진실로 괴롭기 짝이 없다.
우리는 이같은 한인사회의 단면을 짚고 자성해 보아야 할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과시적이며 형식적인 행사에서 탈피해야 한다.
조촐하게 모여서 서로의 참뜻을 전달하며 부담을 느끼지 않는 행사로 대신해야 하겠다. 체면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하는 행사가 꼭 그 단체의 위신을 세워주는 것은 아니다. 서로 고마움을 느끼며 합심 단합할 수 있는 계기의 모임이 필요한 것이다.
권병국/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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