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민와서 고등학교 졸업후 미육군에 자원하여 1990년에 미군으로 한국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 한국말과 영어를 한다는 점 때문에 G-5 민사과라는 곳에 배치되어 주로 미군들과 한국인들 대민 업무를 보았다.
하루는 술취한 미군이 한국주민이 사는 집 지붕위로 올라가 슬래트 지붕을 잘못 밟아 집안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곳이 하필 다음날 잔치 음식을 장만해놓은 곳이어서 피해보상 요구서가 접수되었는데 미군측은 접시값 음식 재료값등만 배상해주겠다고 했다.
피해를 당한 한국 가족은 그 상이 폐백을 위해 차려진 잔치상이고 그 미군 때문에 폐백을 망쳤으니 그에 상응하는 정신적 피해보상도 내어 놓으라면서 옥신각신 했던 적이 있다.
한국인이지만 미군으로 임무를 충실해야 했기에 나는 한미협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신적 피해보상이 접수될지는 용산으로 가서 다시 서류를 꾸며야 된다고 전했다. 그리고 모든 피해의 보상을 받는데는 수십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하자 피해당한 한국인은 앓느니 죽겠다며 분을 품는 모습에서 딱히 할말을 잃어버렸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사건 사고를 통해 나는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은 불평등한 조약임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협정은 미국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든 작품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군부대 주위에서 힘없이 농사짓고 사는 소시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그 자녀들이 죽어갈 때 미군장교와 골프 회동이나 미군부대내 장교클럽의 스테이크 맛에 매료되어 자국민을 보호해야만 하는 의무를 저버린 높으신 분들, 그리고 미국남자라면 불나방처럼 미군부대 주위의 외국인 전용클럽에 몰려들어 ‘영어를 배우고 싶다’며 짧은 영어로 한국인의 자긍심을 완전히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공주님들 때문에 그런 협정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반미의 감정보다 한국에 대한 순정만이 불평등한 한미협정을 이 시대에 맞게, 그 누구도 죽이지 않게, 모든 사람들을 살릴 수 있게 개정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이준혁/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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