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미국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 압사사건으로 부시대통령의 직접사과와 SOFA개정을 요구하는 반미시위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범대위 대표단이 미국까지 와서 백악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지만 미국국민과 언론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양국 국민간의 사건에 대한 의식의 차이다. 한국인이 살인으로 생각하는데 반하여 미국인이 단순사고로 보는 것이다. 반미감정은 그간 주한미군의 각종범죄에 일방적으로 당해온 한국인의 피해의식이 축적되어 오다가 이번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폭발했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 온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미국은 한국을 미국의 아류쯤으로 하대하는 오만과 독선을 보여왔다.
그 위에 지난 5년 간 DJ정권이 햇볕정책을 무리하게 살리기 위해 북한과 미국에 대한 저자세가 한국국민의 감정을 긁은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한국정부는 초기에 미군을 감싸는 안이한 대처를 했다.
그러나 한국의 반미시위는 자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인식이다. 아직도 한국에는 6.25 수난세대가 보수세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6.25참전군인들이 생존하고 있다. 그 위에 북한이 5년에 걸친 햇볕에도 속내를 숨기고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지금 한미간의 혈맹관계는 결코 손상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전쟁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한 휴전협정의 당사자인 미군의 한국주둔은 불가피하다.
9·11테러 이후 부시대통령이 보이는 선과 악의 2분 법은 이미 북한을 악의 한 축으로 단정하고 있고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고집할 경우 그에 대한 응징은 부시의 기질상 명약관화하다. 북한의 핵 시설 공격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또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두 국민간의 감정의 충돌이다. 감정이 아니라 정확한 현실인식만이 상호이해의 바탕이 될 수 있다. 한국의 민족주의적 감정이 미 국민의 애국심과 충돌할 때 여태껏 누려온 두 국민간의 우호관계가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고 재미 한인의 생활반경도 크게 위축될 것이다.
이제 한 국민의 반미시위는 반미정서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양국 정부는 이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남진식/ 사이프러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