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천년에서 새 천년으로 넘어와 벌써 두 해를 보내고 있다. 새 세기에서 2년이나 살았다는 얘기다. 그동안 며칠을 사랑했고 며칠을 미워했으며 며칠을 행복했고 또 며칠을 불행했던가. 연말이 닥치면 나의 마음이 분주해 진다. 생각하고 정리정돈하고 그리고 새로운 신념을 만들어 새 해맞이 준비를 해야 하고…
일년이란 인생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보여주고 일깨워주고 때려주기도 하면서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일년은 지칠 줄 모르는 스승이다. 우리는 그 고마움은 알지 못하고 세월을 탓하고 날짜를 탓하면서 자기 구덩이를 얼마나 팠던가. 스승은 슬펐을 것이다.
사람은 죽으려면 마음이 변한다는 말처럼 이 때가 되면 누구나 죽기 전처럼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미지의 세상은 희망과 두려움을 함께 갖춘 것이라서 다가오는 새해가 희망차기도 두렵기도 한 것이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왜 우리가 나이의 숫자만큼 죽었다가 태어나고 있나를 일년은 참 무한히도 보여 주며 가르치는데!… 이 연말에, 예정대로 난 또 죽을 것이다. 반 백년을 속고 속이며 죽고 살았지만 또 다시 새로운 신념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일년으로부터 배우는 일을 마지막날까지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스승에게 선물할 것이 없다. 노력하는 것 외에…. 일년은 기다리는 스승, 감사하는 마음을 선물로 받고 가슴 벅차는 이때가 가장 행복할 테지. 작년과 아듀하고 한숨 돌리지도 못한 채 새해에 들어가는 이 묵묵하고 건실한, 안아주고 싶은 스승을 내가 새롭게 태어나면 절대로 슬프게 하지는 않을 꺼야. 그리고 몇 일이나 되는지 손가락을 꼽지 않고 많이많이 사랑할 꺼야.
노희주/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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