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만이 상생의 세상 만들어 줍니다”
오수영 신부
법륜 스님
최일도 목사 지음
조선일보사 펴냄
실천적인 종교의 삶을 살고 있는 3인의 종교지도자들이 쓴 글들이 한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오순절 평화의 마을의 오수영 신부와 정토회의 법륜 스님, 그리고 다일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최일도 목사가 바로 그들인데 이 책은 서로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묵상과 참선, 그리고 기도를 통해 얻은 세사람의 통찰과 지혜가 쉽고도 명쾌하다. 종교인들의 글이지만 지나치게 사변적이지 않고 실천적인 삶속에서 우러나온 풍부한 체험들이 담겨 있어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사람이 조화와 상생의 세상을 위해 한목소리로 내놓는 처방은 사랑과 나눔이다. 글쓴이들 스스로가 이런 처방을 따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오신부는 경남 밀양에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세워 현재 행려자와 장애인 700여명의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법륜스님은 불교계의 대표적 사회운동가로 ‘정토회’를 설립, 국제 구호와 북한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밥퍼 목사’로 잘 알려져 있는 최일도 목사도 ‘다일공동체’를 통해 광범위한 구제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서문에서 오수영 신부는 식물이 홀로 자라는 땅보다 여러종이 모여 사는 땅의 생산성이 더 높게 나왔다는 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세상사는 이치를 한갓 미물인 식물에게서 배운다”고 말하고 있다. 비단 식물뿐 아니라 모든 생명은 나누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뜻이다. 물질적 풍요속에서도 빈곤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조언과 권면들이 이어진다. ‘나누고 나누어라’ ‘만족으로 큰 부자가 되어라’ ‘나답게 살아라’….
고난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글들도 여러편 실려 있다. “물고기는 거센 물살을 거슬러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무리속에서 긴장해야 살수 있다. 생명체는 너무 편하면 죽기 마련이다.”(오수영 신부) “고난이야 말로 축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난의 자리는 곧 치유의 자리이고, 또한 성장의 출발점이다.”(최일도 목사)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세사람의 글모음 작업이 벌써 암시하고 있듯 글쓴이들은 종교간의 관용과 화해를 역설한다. 왜냐하면 “남의 종교 비방은 내 종교의 등불을 끄는 행위”(오신부)이며 “우리의 관심은 어떤 종교가 더 옳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진실에 접근할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그것을 현실속에서 실현시키느냐에 집중돼야 하기 때문”(법륜 스님)이다. 최목사도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하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구별말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구별말고 나와 이웃을 구별말고 내종교 네종교 구별말고 조건없이 온전하게 사랑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전부 소외된 이들을 위해 쓰인다니 책을 사는 것도 작기는 하지만 분명 나눔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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