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선거는 재벌개혁 보다도 부정부패로 찌든 한국사회에 정의를 세우는 사회개혁을 우선 순위로 보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는 이회창 후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과 개혁만을 해오다가 그 과정에서 정치인과 관료가 부패하고 사회적으로 비리가 만연되어 지금은 국민의 의식개혁과 법질서 확립을 꼭 해야 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대쪽’으로 알려진 이 후보가 대통령 감으로 적격자라고 생각되었다.
노무현 당선자는 예비후보시 보인 특정언론사에 대한 반감, 재벌에 대한 불신 또 반미성향도 짙어 대통령이 되고서도 감정정치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가 DJ 정권의 정책을 대부분 승계하고 북한에 현금지원도 하겠다는 데 공적자금 비리와 현대 상선의 4,000억 원 현금지원 의혹 진실을 규명할 지 의문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한 동서간 편가르기는 그가 꼭 극복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호남에서 노 후보에게 거의 100%대의 몰 표가 나왔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수치다. 노 당선자는 DJ와는 고리를 끊고 민주당을 개혁하고 호남에 깊이 빠진 두발을 빼고 자신을 반대해 온 영남정서를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면한 문제는 북미관계이다. 북한이 제네바 협약을 파기, 한반도 상공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면 이는 DJ의 햇볕정책이 실패했음을 뜻한다. 지난 5년 간 소문대로 그처럼 퍼주고도 김정일의 속내를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면 그것은 미스터리다. 대체 북한은 무엇을 믿고 초강국인 미국과 한판 붙어보자고 핵문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는가.
지금 노 당선자는 김정일도 부시도 설득시킬 자신감에 차 있고 모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에 들 떠 있다. 이상과 현실간에는 늘 괴리가 존재한다. 이상주의가 지나치면 저항을 받게 된다. 민주정치는 예술이다. 비판하는 사람이나 정치세력에게 감정을 절제하고 계층 간 지역 간의 정서를 조화시키고 사회정의를 세우는 대통령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남진식/ 사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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