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한 대로 북한은 NPT 탈퇴선언의 최종 카드를 뽑아들고 사생결단의 대결로 치닫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라크 전을 치러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산 넘어 산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 국민은 북한의 ‘핵’개발을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실체적인 핵 위협 앞에 속수무책 노출되기는 처음이다. 이같은 다급한 현실 앞에 선 우리는 마치 벼랑 끝으로 밀리는 심정일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나라 국내사정은 촛불시위, 미군 철수, 성조기 소각 등 우방인 미국과의 갈등이 ‘핵’ 위기와 맞물려 곤욕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막상 경계하며 대치상황에 놓여있는 상대는 북한임에도 불구하고 정세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동안 주한 미군으로 인해 손상된 자존심이 두 여학생의 교통 사고사를 계기로 터진 것이다. 현재 국내외 정세로 보아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적절치 않다는 게 대세론인데 부시 대통령의 유감표시, 그리고 SOFA 개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겠다는 마당에 끝까지 볼 것을 보고 말겠다는 격렬한 시위 끝에 얻는 것이 뭔가를 반문해 볼 시점에 와 있다.
중동국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성조기 소각장면을 이라크 전에 자식을 보내고 있는 나로서는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막상 미국이 미군철수를 단행하겠다면 구멍 뚫린 국토방위를 감당할 대안이라도 갖고 있는가 묻고 싶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김정일에게 바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궁금하다.
싫든 밉든 오늘의 경제번영을 누리게 되기까지 미군의 방패역할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 없다면 국력을 쌓아 대등한 위치에서 내 주장을 펼 수 있을 때까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본다. 또 한 가지 20대의 위험한 발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20대 한국 여성간의 대담이다. “북한도 한 민족인데 핵무기를 가진 것이 뭐가 나쁜가요. 미국도 있는데. 북한이 같은 민족인 한국을 공격할 리 없잖아요”
같은 민족이라는 개념에서 보면 적대감정이 희석될 수도 있겠으나 이질적 두개의 국가체제가 대치 선상에 놓여있는 현실에 한국 국민이 얼마나 무책임할 만큼 무지한가를 읽을 수 있다.
김탁제/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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