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대통령 특사가 핵 해법에 대한 북한의 확실한 언질을 얻지 못하고 돌아온 것은 북미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한국 정부의 사태인식이 얼마나 안이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노대통령 당선자는 한반도 문제는 한국의 주도하에 풀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의 북한공격을 절대 반대한다는 의미로 이해되지만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지고 있는 핵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북한은 미국이 제안하는 5+5 협의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실질적으로 상대관계에 있는 미국과의 양자구도로 단순화하여 핵 포기와 불가침조약을 맞바꾸어 미군을 그 틀 안에 묶어두고 남북한 문제는 한반도내의 민족문제인 만큼 그동안 북한이 줄곧 주장해온 대로 외세를 배제한 민족주체 사상을 요즘 남한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미정서와 민족주의에 접목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5+5 협의체를 고집한다. 북핵은 북미간의 사건이 아닌 국제적 문제이며 이미 그 우려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축적된 명분으로 북한의 핵시설을 파괴하려 하는 것이다. 그 위에 중국과 일본은 내심으로 전쟁을 통해 경제적 경쟁국인 한국이 빈사상태에 빠지고 침체된 경기회복의 디딤돌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사실 불쌍한 것은 북한 주민이고 북한 지도부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 전쟁의 빌미는 북한이 제공하고 있고 전쟁을 하려는 것은 미국이라면 한국은 최대의 희생자이다.
북한이 서둘러 핵을 제조하여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이 되어 미국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느날 갑자기 미국의 공격은 떨어질 수 있다. 쥐도 고양이에 쫓기면 막다른 길목에서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만 끝내는 잡아먹히는 것이 비정한 생태계이다.
남북한의 주민이 김정일의 입술에 목을 걸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웃지 못할 희극이다.
남진식/사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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