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79년 이란의 레자 샤 팔레비 국왕이 망명한 시점으로 배럴당 95달러였다. 1990년의 걸프전쟁 동안 유가는 23달러에서 47달러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고유가의 인플레이션 효과는 이번에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과거보다 높아진 석유 효율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상당히 여유 있는 석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되었고 산유국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물가 급등 방지 통화정책도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원유 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왔다. 각 나라들은 석유 공급의 돌발적인 단기 중단에 대비,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고유가를 동반했던 과거의 분쟁과는 달리 실효금리도 일어날 수 있는 충격에 쿠션이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드는 장기 전쟁이 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통화팽창 정책을 통해 전비가 마련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전쟁이 지저분해져 몇 달 이상으로 길어지면 비용이 급증하고 사상자가 늘어날 것이다. 또한 국내와 국외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대량살상 무기가 사용되고 이스라엘등 다른 중동국가들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상당기간 높은 유가가 유지되고 인플레율이 높아지면서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실업률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전쟁, 오일, 그리고 채권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 전에 채권 수익률은 고유가와 인플레 기대 속에 상승했다. 하지만 승리가 확실시되고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자 수익률은 내려갔다. 이번에는 전쟁이 터지면 안전 투자처로서 국채시장이 랠리를 기록하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오늘날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유분이 있어 원유 공급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질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국채와 지방채가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전쟁의 결과가 분명해지기까지는 국채와 사채간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미국은 예전 같이 오일달러가 유입되는 혜택을 입지 못할지도 모른다. 일부 산유국들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그 이유중 하나다. 사우디 등 산유국들도 실업증가와 삶의 질 저하 등으로 국내에서 돈이 필요한 실정이다.
개전 후 회복이 기대되는 증시
1914년이래 다우존스지수는 전쟁이 시작된지 한해 후에 15%가 상승했다. 데저트 스톰이 끝난 후 다우는 한달 후에는 12%가 올랐고 2년 후에는 25%가 올랐다. 전쟁으로 돌입하는 몇 주간은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지고 위험을 꺼리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일단 폭탄이 투하되기 시작하면 증시가 회복되는 것이 통례이다. 단기전이 되고 미국의 승리가 확실할 때는 더욱 그렇다. 전쟁을 치르기 위한 정부 지출의 증가는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고 유가도 하락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상승한다. 하지만 베트남전과 같이 전쟁 양상이 지저분해지면 증시가 곁길로 나가 주가가 하락한다.
<웰스파고 은행 수석 경제학자>
www.dr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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