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던가, 큰 것은 작은 것이 모여진 것이요, 큰 힘은 작은 힘이 합쳐 생겨나고 하루도 일초라는 단위의 시간이 모여 24시간을 이룬다. 우리 몸도 작은 세포들로 이루어졌듯이 우주 만물, 만사가 어느 것 하나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이렇듯 작은 것이 없이는 큰 것이 생겨날 수 없는데도 우린 작은 것을 무시하며 그것의 소중함에 민감하지 못 한 채 살아간다.
작은 것의 소중함과 위력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요즈음이다. 지구로 귀환하던 2조원짜리 최첨단 시설의 우주왕복선이 착륙을 16분 남기고 폭발했다. 작은 파편 하나, 사소한 실수 하나에서 비롯됐다. 노사모의 ‘작은 힘’의 승리가 노무현 당선자를 출현시킨 반면 작은 것에 민감하지 못했던 거대 야당의 후보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런가하면 작은 것이 큰 것보다 더욱 값지고 빛날 때도 있음도 본다. 며칠 전 빌 게이츠 회장이 지구촌 의료사업에 2,400억원을 내놓자 그를 진정한 부자라고 칭찬하던 날, 한국에선 전 서울시청 직원이었던 김화영씨가 평생 모아 장만한 전재산인 15평 아파트를 요절한 동생이 다녔던 서울대에 기증한 후“있는 것 다 주고 나니 마음이 참 편하다”고 했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세계 최고의 부자에게는 주고도 남을 부가 더 많지만 이 노인이 바친 것은 그 분의 모든 것이었기에 더욱 눈부신 것이다.
벼락을 두 번 맞는 확률보다 낮다는 로토 복권이 한국서 835억원이란 천문학적인 숫자로 뛰어 올랐었다. 인생 역전을 6자 숫자에 걸고 터지면 이자 없이 은행에 넣어놓고 쓰기만 해도 60년 가까이 하루에 300만원씩 쓸 수 있다는, 소위 대한민국 국민의 1%인 그 소비 귀족(?)이 될 수 있다는 허황한 꿈에 들떠있다가 제정신이 들고 보니 당첨자가 13명, 64억 원으로 쪼개지고, 야무지게(?) 대비했던 ‘로토 계’‘공동 구매자’들, 아니 모두가 허탈감에 빠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 반면에 평생 지게 품팔이로 모아 빌딩도 가지고 있는 70대 노인이 있는가 하면, 구두 수선으로 빌라를 가지고 저축까지 하며 사는 분도 있고, 리어카에 오징어 튀김과 김밥을 말아서 큰 재산을 모은 여인네들, 빚없이 살아가는 알부자들의 얘기는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우연은 절대로 없는 것,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간 모든 시간의 축적이요, 결정체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그 시간의 의미와 가치인 것이다.
조광렬/건축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