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의 범인이 장애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에 다시 한번 염려를 갖게 한다. 장애인 특히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포학하고 항상 범죄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사회적으로 일반적인 묵시적 견해이다.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이번엔 국가기관인 보건복지부가 서둘러 이번의 사건을 장애인의 범죄라는 스테레오타입의 해석에 주의를 환기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발간된 대한민국 범죄백서 통계를 보면 일반인의 경우 범죄 발생률이 10만명당 2,545명으로 2.5%인 반면 정신병적 장애인은 전체 17만6,396명 가운데 3,201명으로 1.8%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오히려 장애인의 범죄율이 일반인들의 범죄율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같은 과학적 수치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 특히 정신병적 장애인들은 공격적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잘못된 사회적 통념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용의자의 범행 동기나 정신질환 병력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마치 정신질환이 범행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범죄 특히 정신병적 장애자들의 범죄를 항상 묵인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신병이 범죄를 만들어낸다는 공식으로 장애인들을 격리해야한다는 논리를 경계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사람들의 뇌리에는 과거 상이용사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행패를 부리던 생각을 하며 장애인들은 파괴적이고 공격적이라는 공식을 뇌리에 심어놓았다.
보통사람들은 장애인이 무섭다고 한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보면 과거 상이용사가 생각나서 무섭고 정신지체장애인을 보면 지능이 낮은 장애인들이 갑자기 공격하면 어쩌나 하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오히려 일반인들을 무서워한다. 일반인들이 공격하면 꼼짝없이 당해야하는 사람들이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대변하려해도 이미 매도되어 있는 사회적 편견에 압도되어 주눅 들어 살고 있다. 이번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으로 인하여 장애인들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일이 없으며 장애인들이 더 주눅 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 겠다.
당장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려할 때 많은 괴로움이 뒤따르리라 생각된다. 미국 테러이후 중동계들이 겪고 있는 아픔처럼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범죄자 보듯 경계하며 바라볼 테니까.
장애인들을 보고 떨고 있는 자들이여 정녕 떨고 있는 자들은 장애인들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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