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의 유엔안보리 상정이 확실해지면서 북미간의 갈등이 미국에 힘을 싣게 되었다.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해공군력을 증강시키고 있고 북한은 준전시 체제에 들어가 있는 심상치 않은 기류 속에서도 한국은 마치 남의 일인 양 북미간의 중재자를 자임하고 있어 우리를 당혹케 한다. DJ도 부시와 김정일을 설득하지 못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양국간에서 능력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는지.
햇볕정책은 북한의 핵 의혹으로 빛을 잃었고 그 위에 한국민의 반미감정과 노 대통령의 남북문제에 대한 한국 주도의지가 그간의 한미간의 혈맹관계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서 민족이라는 숲보다 김정일이란 한 나무를 보아야 한다. 김정일이 곧 북한인 것이다. 그는 분명 아버지 김일성보다 더 노회하고 미국을 상대로 게임을 할 줄 아는 담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DJ가 구원을 얻기 위해 임기 말에 보낸 임동원 대통령 특사와의 면담을 냉정하게 거절한 데서 보듯 아마 그것이 그의 본체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오도로 한국 군인들의 주적 개념이 모호해져 있고 이 미묘한 시기에 학생들은 북핵이 장차 우리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노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남북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민족주의 세력들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자유와 평등을 거세하고 민족주체로 위장한 북한의 독재체제에 접목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이상으로 추구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가 고루한 민족주의에 우선한다는 것은 현대인의 보편적 가치관이다. 남한 국민이 민주주의와 자유경제 하에서 보다 많은 양과 좋은 질의 삶을 누리고 있는데 반하여 북한 주민들은 전근대적인 세습왕조 하에서 탄압 받고 굶주리며 살아오고 있다.
한국 사회가 비록 빈부간의 계층은 있어도 그 계층은 능력에 의해 오를 수 있지만 북한의 지배계급과 백성들간의 신분 차이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신분계급인 것이다. 가만둬도 북한은 어느 날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으로 동화될 숙명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미국의 심기를 크게 건드리고 있다. 미국이 냉혹해지면 한국은 위기를 맞는다. 가상해 보자. 미국이 보란듯이 북한의 핵 시설을 파괴하고 북한은 기다린 듯이 땅굴로 지척간의 서울을 삽시간에 점령하려 하면 남한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국익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념을 성취하기 위해 배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려 하고 있다. 배는 바다 위에 있어야 하고 현명한 선장은 배의 안전을 위해 조류의 흐름과 기상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운항하면 배를 좌초시키는 우는 결코 범하지 않는다.
남진식/사이프러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