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이형택·조윤정 키워낸
한국테니스 ‘스타제조기’
“이형택도 메이저 우승 가능”
이형택과 조윤정이 속해있는 삼성증권 테니스팀의 주원홍 감독(46·사진)이 LA에 왔다. 지난주 LA에서 이형택의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5일부터(남자부는 10일부터) 인디언웰스에서 막을 올리는 퍼시픽 라이프오픈에 출전하는 두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한 것. 주감독은 플로리다에서 벌어지는 다음 대회 나스닥-100오픈에도 두 선수와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주 감독은 대기업인 삼성의 후원을 통해 박성희에 이어 이형택과 조윤정을 발굴, 지도해 세계적인 선수로 길러냄으로서 한국 테니스를 세계무대에서 한 단계이상 끌어올린 인물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보이던 세계 정상이 부쩍 가깝게 다가온 것에는 주 감독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감독은 1984년 미국 유학을 계기로 테니스란 종목은 세계 무대로 나가야 한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선구자적 시각을 갖고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유망주 박성희를 발굴,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해 체계적으로 후원하고 지도를 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박성희가 고교 3년생이던 92년 삼성의 문을 두드렸다. 기업이 운동선수를 100% 후원하는 제도는 바로 박성희로부터 시작됐고 삼성은 이 결과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자 3∼4년 뒤 골퍼 박세리와도 비슷한 후원계약을 맺었다. 박세리가 커리어 초반 결정적 힘이 된 삼성의 후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에도 주 감독의 보이지 않은 역할도 있었던 셈.
박성희를 키우며 힘을 얻은 주 감독은 95년 남자선수도 키워보고 싶다며 삼성에 지원을 건의, 여러차례 거절을 이겨내고 윤용일과 이형택을 낙점, 세계무대 도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주 감독은 그때당시만 해도 꿈이 세계랭킹 100위권내에 한 번 올라보는 것과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한 번 뛰어보는 것이었고 그처럼 소박(?)한 꿈도 그 당시에는 굉장히 멀게만 느껴진 목표였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술회했다.
그런 시각이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은 2000년 이형택이 US오픈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사건이 터지면서부터였다. 이 계기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는 주 감독은 “이제 이형택이 전문적으로 체력만 기른다면 메이저 대회 우승도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 결코 헛된 꿈만은 아니라는 것. 물론 승운이 따라줘야 하지만 가능성이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한다.
주 감독은 또 한국에서 SMI 주니어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이형택의 뒤를 이을 후진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현재 지도중인 3명의 유망주는 체격이나 체력은 물론 재능 면에서 충분히 이형택의 뒤를 이을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주 감독은 “큰 기대를 안했다가 최근 두 선수(이형택, 조윤정)가 너무 잘 해줘 고맙고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남가주에서 벌어지는 큰 테니스대회(퍼시픽 라이프 오픈)에 출전하는 이들 선수들에 대한 한인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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