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바키나, 지난해 하반기 부코프 코치 돌아온 뒤 급격한 상승세

우승 트로피 입맞춤하는 리바키나 [로이터]
'그루밍 학대인가, 아니면 정당한 채찍질인가?'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가 31일(현지시간) 2026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르면서 그와 학대 논란을 빚었던 스테파노 부코프 코치의 관계가 다시 조명받는다.
이번 대회 리바키나의 곁을 가장 가까이서 지킨 부코프 코치는 지난 2024년 US오픈을 앞두고 리바키나 팀에서 한 차례 쫓겨난 전력이 있다.
당시 디애슬레틱 등 매체는 부코프가 리바키나에게 '넌 멍청하다', '나 아니었으면 러시아에서 감자나 캐고 있었을 거다' 등 언어폭력과 함께 정신적 학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 부코프를 리바키나가 이듬해 1월 자신의 팀에 다시 들이겠다고 선언하자 팬들은 경악했다.
논란이 일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가 자체 조사에 나섰다. 단체는 1월 31일 부코프가 '권위 남용 및 학대 행위'를 했다며 자격 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리바키나는 또 한 번 부코프를 감쌌다. 그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부코프가 함께 일하는 동안 날 부당하게 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변호했다.
부코프는 항소했고, WTA 투어는 8월 부코프가 다시 선수를 지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징계가 해제됐음을 알렸다.
부코프 코치가 떠난 뒤 내림세였던 리바키나의 성적은 그가 복귀할 무렵부터 확실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출전한 대부분 대회에서 준결승 진출 이상의 성적을 냈고, 10월 닝보오픈과 11월 WTA 파이널스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1라운드부터 준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완벽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는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최고 수준인 2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6위 제시카 페굴라(미국)를 잇따라 거꾸러뜨렸다.
결승에서는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상대로 1세트를 따낸 뒤 2세트를 내줘 역전패 위기에 몰렸으나 결국 2-1로 이겼다.
리바키나가 3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밀릴 때 중계 화면에는 부코프 코치가 강한 어조로 조언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공세를 펼친 리바키나는 사발렌카의 서브 게임을 두 번 연속 가져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초 부코프 코치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 뜨거울 때, 그의 지도 방식은 학대에 가깝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WTA 투어 자체 조사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리바키나에게, 적어도 지금까지는, 부코프 코치의 지도 방식은 가장 확실한 '성공의 공식'인 걸로 보인다.
둘의 관계를 기이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리바키나가 결승에 오르자 이들이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는 과거의 추측성 보도를 인용하는 기사를 게재하며 '리바키나는 누구와 연인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기도 했다.
리바키나는 우승을 확정한 뒤 "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런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 올해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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