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라크 전쟁
▶ 박상혁.상훈 형제. 미 공군 정세교 중위. 미 해군 최정식 병장
■ 박상혁.상훈 형제
"몇몇 한인들이 반전시위를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가슴 아픕니다. 그 사람들은 그런 행동이 전쟁터에 나가있는 군인들의 사기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그러는지 묻고 싶습니다."
둘째 아들 박상훈(24)씨가 이라크전에 파견된 이후 아버지 박성원씨는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전쟁 뉴스를 그 누구보다 꼼꼼히 지켜보며 초조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 박영숙씨는 물론 더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달전 해병 기갑부대 병장으로 제대하고 대학을 다니는 큰 아들 상혁(25)군이 동생에 이어 언제 출동명령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특히 전쟁이 장기화된다는 소식과 미국이 지상군을 추가 투입한다는 소식은 박씨 부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해병 상병으로 파병된 둘째 아들이 전자우편을 통해 집과 연락해오다 약 2주전부터 일체 소식이 끊겨 걱정이 태산같다.
"자식을 전쟁터에 보낸 부모 마음 모두들 똑 같지요. 무사하기를 바라고 하루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박상훈씨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가 얼마전 돌아왔는데 지난 1월 다시 이라크로 출동했다.
"이번은 아프가니스탄과는 다릅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한다.이에 아버지는 "남자가 군에서 조직생활을 하고 제대해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우리 2세들이 나라를 지키는 의무를 다 해야지만 권리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큰 아들도 입대했고 이에 영향받은 둘째도 군에 간 것 아니냐"며 부인을 달랜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박씨 부부는 전쟁터에서 둘째 아들이 고등학생인 동생 상민(17)과 주고받다 끊겨진 전자우편을 매일 읽고 또 읽는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미 공군 정세교 중위
"이라크전에 참전중인 아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미 공군 소속 정세교(25·미국명 샘 정) 중위의 아버지 정연택씨와 어머지 정연정씨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전쟁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전쟁터에 나가있는 아들이 너무 걱정되지만 평상시 침착하게 모든 일을 잘 처리해내는 아들인지라 믿고 소식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정연택씨는 둘째 아들인 정 중위가 "이라크로 파견 명령을 받기 전 독일에 근무하고 있을 때는 매주 두 차례 전화해 안부를 묻는 효자"라며 "전쟁이 시작된 후 23일 한차례 통화했지만 건강히 잘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는 묻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중위는 그레잇 넥에 위치한 머천트 마린 아카데미를 지난 2000년 졸업한 뒤 텍사스 공군부대에서 일정 기간 훈련을 받았다. 2002년 7월까지 1년간 한국 오산에서 복무하다 독일로 파견됐다. 이라크에는 지난 2월28일 파병됐으며 현재 정보장교로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택씨의 장남 정민규(28)씨 역시 미 육군 소속 중위로 시애틀 함대에서 복무하다 지난 25일 한국으로 파견됐다. 정세교 중위는 해군사관학교에 다니던 형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군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 정씨는 "군인인 두 아들을 모두 외국으로 보내고 걱정되는 마음이 크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선택한 길을 착실히 밟아 가는 아들들을 볼 때마다 너무 대견스럽다"며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휘경 기자>
■ 미 해군 최정식 병장
"아직 어리게만 여겨지는 아들이 참전용사라니 자랑스럽지만 걱정은 될 수 밖에 없지요.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 해군 최정식(22) 병장의 아버지 최동하씨는 6월 제대를 앞둔 아들이 작년 11월 이라크로 파병될 때만해도 이라크전을 생각지 못했다. 그러다 갑자기 전쟁이 발발해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고 한다.
최씨는 "엊그제 아들이 이메일을 보냈는데 건강히 잘 있다고 해 한시름 덜었다"며 "과자와 라면이 먹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방금 소포를 부치고 왔다"고 말했다.
플러싱 소재 브라이언트 고교를 졸업한 최 병장은 샌디에고 해군에 근무하다 작년 11월부터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콘스텔레이션 군함에 승선중이다.
최씨는 "전쟁 전에는 매일 이메일과 전화를 하던 아들이 전쟁 후 소식이 뜸해 밤에 잠을 못 이뤘다"며 "아들과 같은 함대에 소속된 3명의 한인 해군 동료들을 위해 과자와 라면을 부쳐주는 걸 기쁨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들 걱정이 앞서지만 군인이라는 길을 스스로 선택해 임무를 다하고 있는 아들이 자랑스럽다"는 최씨는 "정식이 뿐만 아니라 이라크전에 파병된 모든 한인 용사들이 무사히 귀환하기를 바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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