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전쟁발발 채 한달이 되지 않아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미국은 과연 이 전쟁을 이겼는가? 그렇지 않다. 사담 후세인이 몰락하고 이제 미국의 소원대로 세계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석유 개발권을 독점한다고, 또한 그로 인해 미국의 고질병중 하나인 30년 무역수지 적자가 좀 나아진다고 한들 과연 미국은 진정한 승리를 누릴 수 있을까?
첫째,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눈에 가시 같은 후세인을 몰아 냈지만 그건 제2, 제3의 후세인을 만들뿐이다. 9.11 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은 여전히 살아있고, 이번 전쟁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집단, 즉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미국이 테러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길은 그 근본인 반유대 정서를 완화하고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에서의 평화유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우리는 이번 전쟁으로 새로워진 미국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매파들의 강경 발언이 애국심으로 비화되고, CNN을 위시한 언론이 끌고 나가는 대로 우리는 세뇌 아닌 세뇌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반대하면 무조건 미국에 충성심이 없는 듯이 몰아가는 지도부의 모습을 볼때, 과연 미국은 자유의 나라인가 하는 회의감 마저 든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라크에서의 석유 획득에 버금가는 것을 잃었다. 그것은 미국이 한 세기 동안 뿌려왔던 자유와 평화의 피가 세계인들에게 잊혀지고 또 그로 인해 소중한 동맹국들을 잃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전쟁동안 조그만 플래카드를 자동차에 걸고 다녔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단순한 진리다. 기독교인인 내가 믿은 가장 기초적인 삶의 진리다. 나는 미국이 망하길 원치 않는다. 나는 미국을, 아니 미국의 정신을 사랑한다. 자유와 평화, 박애, 이 정신은 나를 미국에 오게 했고, 미국에서 그 정신을 이어 가려고 노력했다. 미국이 살아남는 길은 지배가 아닌 공조이기 때문이다.
신 민/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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