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도착 즉시 동포들과 만나는 뜻깊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문제 등과 관련, 미국이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말끔히 해소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동포들에 대한 국내활동 및 법적 입지를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반갑고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미국은 이제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의혹스런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그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방문에서 노 대통령이 반드시 미국에 대해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현지 동포들의 불안이나 국내외 반미기류가 해소되고 한국에 대한 미 국민의 불편한 심기도 달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문 성과에 대해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도착 후 가진 첫 동포 간담회에서 보여준 노 대통령의 확고한 태도로 보아 분명히 이번 방문의 성과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번 6박7일간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보면 약간의 아쉬움이 따른다. 우선 동포 간담회에 900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석했으나 정작 중요한 의미를 가진 6.25참전용사, 입양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도 포함돼 있었으면 얼마나 더 뜻깊은 자리가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이번 방문에서 증권거래소를 찾아 자본주의의 산실인 미국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는 모습이나 뉴욕 금융계 인사들을 초청하는 것 등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일정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배우고 미국 속의 한인사회가 어떻게 성장해왔으며 또 그렇기까지 어떠한 어려움이 따랐는지를 보고 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런 점에서 우선 노 대통령은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근간부터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이 나라의 좋은 점만은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말하자면 미국을 바로 알고 가자는 것이다.
우선 미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건국의 바탕이 기독교사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알다시피 미국은 100여명의 청교도인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건너와 지금에 이르렀다. 프리머스항에 정착한 후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였다. 그럼에도 미국의 선조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더불어 산다’는 정신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그리고 정
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거기다 돈을 벌면 미국인들은 우선적으로 학교와 병원을 건립했다. 끊임 없는 두뇌 육성과 인명을 소중히 함으로써 마침내 이 땅을 200년의 짧은 역사 속에 축복의 땅이자 초강대국으로 만들어 내었다. 게다가 이 나라는 사회보장제도를 철저히 실시해 많은 노약자, 부녀자들을 우선적으로 도왔다. 수많은 고아들을 세계곳곳에서 입양받아 교육시키고 민주주의를 세계에 심기 위해 자국민의 피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특별히 이번 방문일정중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해외에서 가장 많은 미국의 한인동포들이 살아가는 실상을 아는 것이다.
보안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떻게든 동포들의 가장 밑바닥인 헌츠포인트시장, 생선가게, 네일가게 들을 두루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욕심 같아서는 민박도 하루 하면서 동포들의 고생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1주밖에 안 되는 여정이니 마음먹는 대로 다할 수는 없다. 황금 같은 이 시기에 특별히 미국에 대해 많은 것을 듣고 배우고 익히고 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도자로서 이 나라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흐름을 인식하고 자유와 평화가 어떻게 정착되었는지를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별한 환경에서 고생한 서민으로 젊은 세대의 지원으로 당선된 지도자다. 이제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특히 그가 추구하는 정책도 ‘국민이 참여하는 정부’에 모토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방문 길도 더욱 내용이 다른 역대 대통령과는 좀 달랐어야 하지 않을까하는게 소박한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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