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한 업체에서 기억 속에서나 살아있는 ‘곤봉’이 한인타운에 선을 보였다. "누가 사갈까" 의구심이 들만한 제품에 대한 호응이 괜찮다고 한다.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생활용품업체들을 찾아 구매 담당자들로부터 어떻게 상품들이 픽업돼 소비자들에게 소개되는지 들어봤다.
■정스 프라이스 센터
정스 프라이스 센터 김명석 매니저의 제품 구매 아이디어의 원천은 ‘한국’이다. 1년에 2~3회 한국에 갈 때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식당. 한식, 중식, 일식 식당을 돌며 어떤 부엌용품을 사용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예전에 못 보던 것인데 한집 건너 하나씩 사용되고 있다면 그건 곧 미국에 갖고 들어가도 팔릴 거라는 증거. 이런 식으로 김 매니저가 들여온 것들은 ‘고기 구이용 솥뚜껑’ ‘돌솥’ ‘숯’ 등 셀 수 없다.
김 매니저는 특히 고기 굽는 솥뚜껑을 최초로 한인사회에 소개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물론 인기도 좋았다.
친지의 집을 방문해 부엌 구석구석을 잘 뒤져(?) 보는 것도 제품 픽업과정. 한국에는 있고 미국에는 없지만 한국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것은 분명히 픽업 대상 제품이다.
최근엔 국자를 세워놓을 수 있는 받침대를 들여왔다. 미국엔 국자를 뉘여 놓을 수 있는 받침대는 있지만 세워놓을 수 있는 받침대는 없다는 ‘차이’가 팔리는 제품으로서 가치를 갖게 만든다.
한국에서 대형 마트, 백화점, 재래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쇼룸. "이거다" 싶으면 제조업체에 연락해 납품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렇게 열심히 발품을 팔다보니 "예전에 10년 가량의 시차가 있던 한국제품 도입 속도가 이젠 2~3년 내로 좁혀졌다"는 게 김 매니저의 평가다.
최근 팔기 시작한 곤봉은 말 그대로 아이디어 상품. 육정박 사장의 친구가 "해보니 몸에 좋더라"는 말에 힘을 얻어 결국 서울 동대문 옆 체육사를 찾아내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골프를 좋아하는 한인들이 운동용으로 많이 찾아 컨테이너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기가 촉박할 지경이다.
김 매니저는 한국제품의 장점을 "디자인이 뛰어나면서도 다양하다"는 것을 들었다. 물론 한국을 끝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민자들의 본능이 ‘Made in Korea’가 팔리는 가장 큰 이유다.
■김스 전기
김스전기는 김대순 회장이 직접 제품 픽업에 팔 걷고 뛰고 있는 케이스다. 다니 김 사장과 최영규 매니저가 함께 각종 생활용품 컨벤션을 누비며 세계에서 온 다양한 제품과 로컬 제품을 픽업하지만 역시 김 회장의 한국제품 픽업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최 매니저에 따르면 최고의 인기제품은 식당 및 부엌 용품들. 한인타운에서 성업중인 많은 식당들이 수요를 보장한다. 한식을 만드는데는 한국산 조리기구와 용기들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무쇠로 된 솥, 사기 반상기 세트 등은 끊임없는 인기 아이템이다. 1980년대 말 들여온 ‘아싸! 프라이팬’(양면 프라이팬)은 히트 상품중 하나. 뚜껑을 덮어 뒤집을 수 있는 이 팬은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좋은 제품 픽업만으로 그 의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 기발한 이름을 붙여 사람들 머리에 각인시키고 다양한 이용방법을 연구해 내는 것도 김스전기 측의 몫이다. 좀 유치하긴 하나 확실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요술 프라이팬’ 등이 기본적인 이름이 된다.
한국제품의 경쟁력에 대해 최 매니저는 "작고 예쁘다"는 것을 들었다. "미국 제품들도 대부분 ‘메이드 인 차이나’라서 한국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도 큰 이유다. 물론 한국서 팔리는 ‘소비자 권장가격’보다도 싸 가격경쟁력도 있다.
최근에는 ‘도깨비 냄비’ ‘미니믹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그는 "생활용품업소다 보니 우연히 매장에서 미국생활 10~20년만에 오랜 친구들을 상봉하는 모습도 자주 본다"고 전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