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달째 마이너리그에서 재활등판만을 계속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29)가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비,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일명 스플리터)을 비장의 새 무기로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자 달라스 모닝뉴스와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모두 전날 더블A 재활등판에서 박찬호가 기록한 6이닝 무실점 등판소식을 알리면서 박찬호가 이날 스플리터를 처음 던진 사실에 포커스를 맞춰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박찬호가 연습투구가 아닌 실전에서 스플리터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박찬호는 이날 6회 거의 모든 볼을 스플리터로 던지며 포볼과 안타를 1개씩 내줬으나 삼진도 1개를 잡으며 실점없이 투구를 마무리했다.
박찬호도 경기후 자신이 스플리터를 시험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케빈 브라운과 커트 쉴링이 스플리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며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던졌을 때는 아주 감이 이상하게 느껴졌으나 계속 던지다보니 낮게 던질 수 있게 됐다. 나는 이제 5가지 피치(포심패스트볼·투심패스트볼·체인지업·커브볼·스플리터)를 갖게 됐다”고 말한 것. 박찬호는 스플리터를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탈삼진)를 잡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날 시도해 본 결과 체인지업보다 더 나중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등 볼 끝 움직임이 괜찮았다”며 “아직까지 매스터하지는 못했지만 계속 연습해서 내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여 본격적으로 스플리터를 자신의 피칭 레퍼토리에 추가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흔히 스플리터로 불리는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은 그립이 투심패스트볼과 비슷하나 두 손가락 사이의 간격을 투심패스트볼보다 더 벌려 볼을 잡은 것이 다르며 패스트볼과 똑같은 모션으로 공을 던진다. 구속이 패스트볼보다 평균 5마일정도 느리지만 꼭 직구처럼 빠르게 들어오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특징. 타자들로 하여금 패스트볼이라고 생각, 헛스윙을 하도록 유도하는 피치로 주로 스트라익 아웃을 잡는데 사용된다. 물론 타자가 속지 않아 스윙을 하지 않으면 볼이 될 수밖에 없는 볼이므로 투수로선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사용해야 효과가 높다.
현재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삼는 대표적인 투수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특급 클로저 잔 스몰츠와 오클랜드 A’s의 영건 팀 헛슨 등이 꼽히고 있다. 박찬호는 그동안 이 볼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여왔으나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경기에선 한 번도 던진 적이 없다. 일각에선 어깨의 부담이 커 투수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주장도 제기돼 온 피치이기도 하다. 커리어 최대의 위기에 선 박찬호가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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