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해외 재산은닉 사업체 주 타겟 대대적 감사
부정직한 세금보고 많고
대기업마저 기업윤리 희박
IRS 수사인력 채용 늘리고
올들어 감사비율 25% 확대
지난 5년간 계속 감소하고 있던 연방 국세청(IRS)의 회계감사가 올해부터는 급격히 증가하면서 탈세를 염두에 두고 부정한 세금보고를 한 이들을 떨게 하고 있다. IRS는 고소득자들과 해외로 재산을 은닉시킨 회사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감사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만 IRS의 감사는 예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으며 10만달러 이상의 소득자들에 대한 감사는 96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최근 IRS의 감사가 느슨해지자 정직하게 세금보고를 하는 이들이 미련한 것이라는 정서가 납세자들 사이에 나돌 정도였다. 작년에 세금관련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은 97년에 비해 39% 감소한 1,310명에 불구하며 97년 환불에 대한 감사를 받을 확률은 78명당 1명이었으나 작년에는 175명당 1명이었다.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31%의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세금보고시 편법을 동원 탈세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IRS 관계자들은 98년에만 2,830억달러의 세금이 납부되지 않았다고 추정하고 있다. 해마다 미납된 세금액이 그 후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올해 4,000억달러의 연방적자는 모든 납세자들이 제대로 납부한다면 3분의2 가량을 줄일 수 있다.
아무도 정확한 탈세액과 미납된 세금액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IRS가 세금보고 때 부양자녀들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기입하라고 요구한 1987년에는 바로 이전 연도에 세금보고 때 존재하던 600만명의 아이들이 돌연히 사라짐을 생각해 보면 미국인들이 얼마나 부정직하게 세금보고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밖에 89년부터는 자녀 보육비에 대한 세금 크레딧을 주기 위해 보육원 이름을 기재하라고 하자 세금보고 때 보육비 신청자들이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대부분 수많은 납세자들 중 ‘나만은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세금보고를 정확히 하지 않는다. 이젠 엔론이나 월드컴의 경우처럼 대기업들마저 기업윤리를 저버리는 사례도 늘고 있으며 커리비안해의 작은 섬들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탈세를 하는 ‘지능범’들도 늘고 있다.
또한 IT관련 컨설턴트들 중에는 회사를 설립하고 집에서 근무하면서도 출퇴근비와 개인적으로 휴가를 다녀오고도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위장하여 회사비용으로 공제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족한 IRS 요원수를 감안하면 나만은 괜찮겠지 생각하는 탈세자들의 생각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IRS 범죄수사과는 지난 2년 사이 520명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히고 더 이상 부정 세금보고를 하는 이들을 두고 보지 않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다.
90년대 후반에는 범죄수사과의 25%가 마약거래 관련자들을 중점적으로 감시했으며 9.11테러 이후 같은 수의 요원들은 테러범들의 불법자금 조성과 유통에 관한 조사에 중점을 두었다. IRS는 마약거래와 테러지원금 수사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으나 현재로써는 탈세조사가 가장 최우선이라고 밝히고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시가 제안한 2004년 예산안에는 IRS에 2,480억 달러(6.6%)가 책정돼 있다. 이 중의 반은 72% 더 많아질 고소득 상류층의 탈세조사 및 감사에 쓰여질 예정이다. 부시는 자신이 주장한 감세 조치와 늘고 있는 연방정부 적자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징세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지웅 기자>thomasy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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