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평양소주’ 수입 정식 허가...이르면 내달 시판

북한 평양소주가 미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뉴욕 동포 사업가 스티브 박(55)씨는 미 재무부 외국재산통제국(OFAC)으로부터 북한산 평양소주를 미국에 수입할 수 있는 공식 허가증을 지난 4일부로 발급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데이빗 W. 밀스 OFAC 면허국장은 박씨에게 발송한 공문에서 "박씨가 지난해 10월15일 요청한 북한산 소주 미국 수입 허가 신청에 대한 서류(NK-20804)를 검토한 결과, (박씨의) 신청이 외국재산통제규정(FACR), 무기수출통제법(AECA) 등 해당 법규를 준수한 것으로 판단, 수입을 허용한다"며 "이 공문은 (당신의) 북한산 물품 수입 허가증"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2년 미 당국으로부터 북한산 소비품인 여성의류 수입 승인을 처음으로 얻어내 지난 1월 6만3,000달러 상당의 여성 블라우스를 수입, 미국내 430개 체인점을 두고 있는 JC 페니 백화점에서 판매해왔다.
맨하탄에서 대북교류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박씨는 지난해 10월18일 북한의 조선평양무역회사와 북미주에 평양 소주를 10년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 이를 추진해 왔다.<본보 2002년 12월9일자 A1면> 이를 위해 박씨는 지난해 10월15일 OFAC에 북한산 물품 수입신청서를 공식 접수시켜, 서류결재 등록번호(NK208054)를 취득하고 기다리다 12일 OFAC의 수입승인 공문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평양소주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진로(진로·참이슬), 금복주(참소주), 두산(그린·산), 보해(보해소주) 등 한국산 소주와 나란히 공급될 수 있게 됐다.이와 관련 박씨는 "이번 사업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 북한 생산품을 세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경제 사업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 관계 개선에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현재 핵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표면상 껄끄러운 것 같지만 물밑에서는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 정부가 북한 소주의 수입을 허용한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하고 있다"며 "미국도 북과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는 제스처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해 사업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접촉해온 여러 사업가들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여 이르면 내달부터 본격 수입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욕주정부는 지난해 10월 소주를 일반 식당에서 하드리커(Hard Liquor) 면허가 아닌 비어&와인(Beer&Wine) 면허로 판매를 허용하는 법을 발효시킨 바 있다.
한편 평양소주는 옥수수, 쌀, 찹쌀을 주원료로 70m 지하 천연 암반수를 이용한 전통기법으로 제조되고 독특한 ‘단내’를 자랑하고 있어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알려져 있다. 조총련 동포들이 남북 정상회담을 경축하기 위해 진로 소주와 섞어 ‘통일소주’를 만들어 마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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