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시민들을 상대로 돈을 긁어모아 시 재정 적자를 메우려하고 있다.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봐야 얼마나 나오겠다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시장으로 시의 살림을 꾸려가기가 쉽지는 않을 게다. 그러나 없는 시민들의 주머니만 털기보다는 차라리 부자인 블룸버그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적자를 메울 용의는 없는지 묻고 싶다.
얼마 전 전철비가 1달러50센트에서 2달러로 올랐다. 너무 많이 올렸다고 한 시민단체에서 법원에 소송해 1달러50센트로 내리라는 명령을 받아냈다. 그랬더니 올린 뉴욕시 쪽에서 소송을 걸어 계류 중에 있다. 결국 시민들은 2달러를 내고 전철과 버스를 타고 다닌다. 언제 소송이 끝나 요금이 다시 내릴는지 알 수 없다. 블룸버그는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꿀 먹은 벙어리 모양 시민들은 누구의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병 주고 약 주듯이 요금은 올려놓고 다시 내린다 해놓고 그냥 그대로 올린 값으로 시민들은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은 그냥 당하고 살아야만 하는 게 블룸버그가 시장으로 있는 뉴욕시인가 보다.
블룸버그 시장은 각종 벌금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자비할 정도로 티켓을 발부하고 있다. 브롱스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제시는 직장 밖 우유상자 위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쉬고 있는 그에게 우유상자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고 105달러의 벌금 티켓이 발부됐다. 그린위치빌리지에 사는 보이드는 자신의 가게 간판에 글자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400달러의 티켓을 받았다.
서니사이드의 한 비즈니스 건물은 소수계 시민들이 장사하고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에는 한인이 하는 비디오대여점, 셀폰점, 인도인이 하는 음식점과 그밖에 이발소, 빵집, 커피점 등이 들어있다. 말 그대로 서민들이 하는 장사다. 그런데 얼마 전 건물 전체의 간판이 통채로 뜯겨 내렸다. 가게 주인을 만났더니 간판이 위법이라며 티켓을 발부 받았다 한다.
그 주인은 “도대체 뉴욕시가 어렵게 장사해 먹고살려는 서민들을 상대로 무엇을 더 뜯어내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개탄해했다. 어떤 시민은 “법은 법대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뉴욕시의 법이란 말 그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블룸버그가 사용하는 것 같다. 블룸버그야말로 얼굴 자체가 꽉 막힌 형으로 제일 싫어하는 형”이라고 흥분했다.
뉴욕시가 생긴 이래 유래 없었던 교통 간판이 요즘 부쩍 동네마다 늘어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파킹미터기에 돈을 넣어야 했다. 그러던 것이 요즘 일요일도 넣어야 한다.
교통표지판에는 “일요일 포함 2시간 파킹”(Including Sunday 2 Hour Parking)으로 하나의 표지판이 밑에 덧붙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거리를 파킹장으로 써야 하는 시민들은 일요일에도 잠을 설치게 됐다. 일요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파킹 미터기에 돈을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네의 한 시민은 이런 시의 정책을 두고 “시민을 위한 정치인지 시민을
괴롭히기 위한 정치인지, 블룸버그의 시정책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치즈버그보다도 못한 시장 같다”고 혹평했다.
얼마전 일간지 뉴욕 데일리는 “돈에 쪼들린 뉴욕시 정부가 아무도 모르는 시 조례에 근거해 평범한 뉴욕 시민들에게 트집을 잡고 주머니를 털고 있다”며 “조만간 단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티켓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와 뉴욕시를 꼬집었다. 이렇듯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당황한 경찰노조는 신문에다 “경찰의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라는 광고도 실었다.
경찰노조 회장 패트린 린치는 “경찰관들이 일일 쿼터(할당량)를 채우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 책임은 ‘부정한’ 방법에 경찰관들을 동원한 시장에게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언론이 선정적인 보도로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며 “더 많은 교통 위반티켓을 발부하기 위해 내년에는 경관 300명을 추가로 채용 7,000만 달러의 세입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다.
블룸버그가 시장이 되고 나서 뉴욕시의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삭막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뉴욕시가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것은 블룸버그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니, 재정적자를 자신의 임기 중 모두 청산하려고 죄 없는 시민들의 삶을 지지고 밟아서는 안 된다.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 시민들에게도 안락한 삶을 보장해주고 시정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지혜로운 시장이 되기 바란다. 그러면 블룸버그가 치즈버그로 전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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