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상 있지만 제대로 못가고
단 하루도 없는 곳도 있어
타운 한인업소들의 휴가가 너무 짜다. 남들 다 가는 가족단위 휴가를 그림의 떡처럼 여기는 타운업소 한인 종업원이 한 둘이 아니다.
타운 업소 중에는 휴가를 넉넉히 주기에는 영세한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긴 하나 일부 한인 업주는 일만 알지, 휴가가 생산성 제고의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름만 대면 금방 알만한 한 식품관련 업체 중에는 1년에 휴가가 단 하루가 없는 곳도 있다. 믿기 어려운 현실이다.
한인 노동상담소는 최근 지난 10년간의 상담 케이스를 유형별로 발표했는데 상담한 종업원들의 97%는 휴가와 병가, 보험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종업원이 노동 상담소를 들락거릴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미 기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인업체 중 휴가가 베네핏의 차원에서 제대로 정착된 곳은 은행과 한국서 온 대기업 지사 등이 대표적인 곳이며 일주 휴가가 요원한 곳도 아직 많고, 아예 휴가 개념이 없는 타운업소도 있다.
한 대형 체인 요식업소는 매니저급과 2년 이상된 직원이 아니면 정례 휴가가 없었다. 한 전자관련 업체는 1년 지나면 5일, 3년 지나면 10일로 공식화 돼 있지만 한 직원은 “인력수급 상 연중 3일 찾아먹기도 힘들다”고 한다.
이처럼 휴가는 있되 실제로 가지는 못하는 한인업소들도 의외로 많다. 이 경우 못간 휴가를 돈으로 환산해 준다는 곳은 거의 없었다.
연중무휴 영업인 식품업계도 휴가가 짜다.‘3년이 지나면 10일’이라는 한남체인은 휴가 플랜이 우수한 편이며, 플라자 마켓은 입사 1~5년 5일, 그 후는 유·무급 각 5일을 제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김스 전기’는 1∼3년 3일, 3∼5년 5일, 5∼10년 7일이고, ‘우래옥’은 입사 후 1년 후부터 직급에 따라 7∼10일. 한국서 온 ‘아로마 스파&스포츠’나 ‘CJ’는 이에 비하면 상급인 편. 아로마는 1∼2년 5일, 2∼5년 10일, 5∼10년 15일, 10년 이상 20일에 연간 3일씩 식 데이(sick day)와 퍼스널 데이를 보장한다.
CJ는 입사 6개월부터 3년까지 7일, 4∼6년 10일, 7∼13년 15일, 13∼24년 20일이며 식 데이는 격월로 1일씩 준다.
로컬 업체 중에는 ‘한국자동차’와 ‘로랜드’가 괜찮은 편. 한국자동차는 입사 1년 후 5일, 이후 10일이며 여직원에게 월 1일씩 식 데이를 제공한다. 과거엔 5년이 지나면 3주까지 줬으나 불경기 때문에 지난해 10일로 줄었다. 로랜드는 입사 1년 후 5일을 시작으로 매년 1일씩 늘어 최대 14일까지.
한 업체 직원은 “한인 업소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 빠듯하게 돌아가서인지 하루만 빠져도 돈으로 계산하는 등 영 짠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노동상담소 박영준 소장은 “휴가 제공이 법적 의무는 아니나 회사가 제공하기로 한 휴가를 직원이 쓰지 않았다면 돈으로 환산해 지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노동법 위반”이라며 “휴가가 재충전을 위한 베니핏이라는 생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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