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베카 박 양, 남자 친구와 통화 후 실종
<필라델피아=홍진수 기자> 한국계 의과 대학 재학생이 필라 시내에 있는 페어마운트 공원 골짜기에서 뒷머리에 총상을 입고 강간당한 피살 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필라델피아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께 레베카 박(30 필라델피아 칼리지 오브 메디슨 4년)양이 콘쇼하켄 에비뉴 3900블록 인근 페어마운트 공원의 조깅 코스 옆에서 발견돼 부검에 들어갔다. 발견 당시 박 양은 심하게 구타당한 얼굴이 땅으로 향한 채 나무 잎에 덮여 부패됐으며 스포츠 브라와 운동화만 신고 있는 반나 상태였다. 이날 ABC 방송은 박 양이 여러 차례 강간당했으며 머리 뒤에서 총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치트우드 사우스 웨스트 필라 경찰 수사관은 “익명의 제보자가 경찰서로 페어마운트 공원에 변사체가 있다는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실종자 명단과 대조해 보니 박 양과 유사해 부검을 의뢰해 놓은 상태이며 단서를 찾기 위해 헬리콥터와 경찰 견 등을 동원해 페어마운트 공원 일대를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박 양은 지난 20일 오후 4시께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자 친구(28)에게 전화로 “조깅을 나갔다가 돌아와서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소식이 끊겼다. 레베카 박 양은 사고 장소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아파트(렌키노 3900블록)에서 혼자 거주해 왔다. 경찰은 박 양의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분실물이 운동화, 집 열쇠, 선글라스 뿐이었으며 컴퓨터는 작동 중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녀의 차량은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레베카 박 양이 실종 된 후 피살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박 양의 가족들과 친구, 룸메이트들이 경찰에서 조사와 참고인 진술 등을 받고 있다.
메릴랜드 주 오니에 거주하는 박 양의 아버지와 박 양의 남자 친구(28)는 잇달아 경찰을 만났으며 LA에 거주하는 오빠인 루디 박(32) 군도 급히 필라로 날아왔다.
박 양의 남자 친구는 경찰 조사에서 “레베카와 의학적인 문제로 토론 중이었는데 지난 13일 오후 3~4시께 ‘조깅 나갔다온 후에 다시 논의하자’는 마지막 통화 이후에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이 남자 친구는 “레베카 양이 조깅을 나가면 매카티 마굿간에서 말에게 사과를 주기 위해 가끔 멈췄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양 거주 아파트 주민들과 인터뷰 결과 이날 오전 11시께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루디 박 군은 “레베카에게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생겼다”면서 “동생은 인턴이라는 직업을 가졌고 PCOM의 4년 차 의과 대학생”이라고 절규했다.
경찰은 범인이 레베카 양의 조깅 코스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레베카 박 양은 메릴랜드 주 오니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성장했으며 필라 시 남서쪽에 있는 필라델피아 칼리지 오브 메디슨에서 정골 요법(Osteopathic)을 전공해 왔다. 대학 4년 차인 레베카 양은 미 육군 상비군(Army Reserve) 소위로서 현재 델라웨어 카운티 브린 모어 병원에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박 양의 피살체가 발견된 페어마운트 공원은 필라 시내 중심부에 있는 국립 공원으로 한 때는 명성을 날렸으나 최근 권총 사고 등 대형 사건이 많이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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