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1분기 3500억 영업 손실
▶ 와우멤버십 회원수 80% 회복에도 유휴 설비·재고 유지비 등 부담↑
▶ 수익성 악화에 규제 리스크 겹악재
▶ 일각선 경영 불확실성 최고조 해석
쿠팡의 1분기 어닝 쇼크의 배경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 비용과 물류 비용 부담이 지목된다.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크지만 성장세가 주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등 각종 규제·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창사 이래 최고에 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3545억 원(평균 원달러 환율 1465.16원 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 성장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에 그치며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이어오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실적 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올 1월 단행한 1조 6850억 원 규모의 고객 보상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수요가 줄면서 유휴 설비 운영비와 재고 유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고객 보상 성격의 바우처 발행 비용이 1분기에 대부분 반영됐고 2분기에도 일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비 확충과 공급망 관련 계획도 예측 가능한 고객 패턴을 바탕으로 수요 추이에 맞춰 조정되는데 외부 요인(개인정보 유출 사고)이 이 패턴을 방해하면 유휴 설비 및 재고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쿠팡이츠 등을 묶은 성장 사업 부문의 손실도 커졌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약 1조 9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순수 사업 체력을 보는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은 약 4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96% 늘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투자 부담과 사업 확장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한 셈이다.
향후 쿠팡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활성고객 수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과거와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쿠팡의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커머스 부문의 활성고객 수는 2390만 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70만 명 감소했다.
김 의장 역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감소한 와우 멤버십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지만 근본적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고객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수개월간 일시적으로 성장이 중단된 여파가 지속적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성장 속도가 둔화됐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은 기존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로켓배송 상품군을 확대하고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에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네트워크 운영 효율화와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수익성 둔화 외에도 규제·사법 리스크까지 겹악재가 쌓여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정치권 일각에서 새벽배송 제한 논의까지 거론되면서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서비스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리스크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집단 소송이 법무 비용과 손해배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앞서 쿠팡은 올해 2월 미국 집단소송 대응을 위해 세계 최대 로펌 커클랜드앤엘리스를 선임했고 6월 증거 개시 절차 등에 착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배구조를 둘러싼 규제 환경도 한층 강화되면서 쿠팡의 사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하면서 친족과 임원 등 특수관계인 거래 공시,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정부가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불복한 쿠팡은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이 부담해야 할 모든 의무를 검토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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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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