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남성이 평소 알고 지내온 한인 여성과 동반 분신 자살을 시도, 두 사람 모두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15분께 플러싱 노던블러바드 171가 플러싱 유대인 센터 앞 인도에서 조성철(46)씨가 배모(42)씨를 껴안고 휘발유를 뿌린 뒤 불길을 당겼다.
조씨는 "같이 죽자"고 외치며 배씨를 붙잡았으나 배씨는 힘겹게 이를 뿌리치고 길건너 세븐 일레븐으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본 한 주민이 세븐 일레븐 직원과 함께 배씨의 상의를 벗기고 불을 꺼주었다. 이 사이 조씨는 사건 현장에서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진화된 뒤 코넬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씨는 다시 인도로 나와 커피를 사려고 세븐 일레븐에 들어가는 한인에게 도움을 요청, 조씨 옆에 있는 쇼핑백을 아들(10)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배씨도 경찰 등에 의해 지코비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배씨가 아들을 인근 한인교회가 운영하는 여름학교에 데려다 주고 나오자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조씨는 현재 생명이 위독하며 배씨도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목격자 Y씨는 "출근길에 커피를 사기 위해 세븐 일레븐으로 들어가려는데 머리와 피부가 불에 그을려 검은 피부의 여성이 한국 사람이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하자 분신한 사람(조씨) 옆에 있는 샤핑백을 들고와 아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피부가 그을려 배씨가 흑인 여성인줄 알았다는 Y씨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아무도 샤핑백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없어 용기를 내어 여성을 돕기로 하고 가방을 가져다 줬다"고 전했다.
Y씨는 "샤핑백은 조씨 옆에 놓여있었으며 조씨는 무릎을 끓고 앉아 옷이 타 다고 살 껍질이 벗겨져 있으면서도 움직이지 않았다"며 "남자에게는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태라 어쩌지 못했다"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Y씨가 배씨에게 가져다 준 샤핑백을 수거했으며 여기에는 배씨의 아이디간 지갑과 옷가지 그리고 빳빳한 현찰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수갑산2의 종업원 박도영씨는 "경찰이 출동하는 소리를 듣고 밖에 나가보니 몸에 불이 붙은 남자가 유대인 센터 옆 노던블러바드 선상 인도에 앉아있었으며 여자는 ‘같이 죽을 수 없다. 살아야 한다’고 소리 지르며 세븐 일레븐으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여름학교에 들어가려다 이 사건을 목격한 배씨의 아들은 심각한 충격에 빠졌으며 여동생과 함께 당국에 의해 보호중이다.경찰은 이번 사건을 가정폭력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하고 있다. 주위에 따르면 아들 및 딸과 살고있던 배씨가 조씨를 만나 동거해왔으며 지난 6월 말다툼을 이유로 경찰이 출동한 기록이 있다.
사건 현장에서 109경찰서 및 위험물질 전담반 요원, 소방관 등이 대거 출동, 조씨가 휘발유를 담아온 것으로 보이는 페인트깡통 크기의 양동이와 불에 타다만 조씨 및 배씨의 옷, 신발 등을 조사했다.
<이민수·신용일 기자>
■ 동거녀 의심. 잦은 싸움이 발단
조성철씨가 동거녀 배모씨와 동반 분신 자살을 기도한 것은 조씨의 무능에 대한 배씨의 불평과 배씨가 바람을 피우지나 않나 하는 조씨의 의심으로 자주 발생한 싸움이 동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배씨와 아들 그리고 조씨가 세들어 살고 있는 집의 주인 로이 프랭키스(55)씨가 한 추정이다. 프랭키스씨에 의하면 이들은 지난 2월 베이사이드 189가 자신의 2층 주택의 1층 2베드룸에 월세를 들었다. 당시 임대 계약은 네일가게에서 일하는 배씨가 했으며 배씨는 조씨를 남편이라고 소개하고 남편은 내부수리 등 공사일을 한다고 말했다.
프랭키스씨는 이들이 약 2달간 매우 행복하게 생활하는 듯 했으나 갑자기 부부싸움이 심해지고 그 정도도 점차 과격해졌다고 말했다.이들은 옆집 벽에 접시, 그릇, 집기, 핸드폰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싸워 이웃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싸움으로 최소한 3차례 경찰이 출동할 정도였으며 가장 최근은 지난 6월중순으로 알려졌다.배씨는 프랭키스씨에게 뒤늦게 조씨가 남편이 아닌 "남자친구", "룸메이트", "파트너"라고 털어놓았으며 "매일 놀고 술만 마신다"고 불평해왔다고 한다.
반면 조씨는 "바람을 피운다", "주변에 여러 남자가 있다"며 불신, 불안해 왔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주 충돌하다 배씨가 조씨를 집에서 쫓아내고, 며칠 후 조씨가 찾아와 사과하면 다시 조씨를 받아들이는 식으로 되풀이됐다.
이러한 싸움 중 하나가 지난 13일 발생했으며 배씨는 16일 조씨를 집에서 쫓아냈다고 한다.배씨는 또 사건 발생 하루전인 17일 저녁 프랭키스씨에게 "조씨가 나 또는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집 열쇠를 바꿔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18일 오전 7시30분께 집 주변에서 한 손에는 맥주를 다른 손에는 검은 비닐봉투를 들고 서성이는 것이 프랭
키스씨의 부인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한편 배씨가 지난주 롱아일랜드 업소로 옮기기 전까지 근무해온 네일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배씨는 캘리포니아주에 삼촌이, 10년전 헤어진 아들의 아버지는 오하이오주에 있다. 조씨는 두 딸이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일·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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