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개천교화소에서 5년간 복역후 지난 1995년 12월 외아들 최동철(36)씨와 함께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귀순한 이순옥(56)씨가 미국 이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아들과 함께 미국에 온 이씨는 이미 4개월이 넘도록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시카고 한인 선교회가 설립한 ‘북한선교전략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으로 귀순한 탈북자가 미국으로 이민은 물론 특정 행사 참석 이외에 장기 체류하기는 이씨와 아들 최씨가 처음이다.
이씨는 한국으로 귀순한 뒤 북한 감옥의 실상을 생생하게 소개한 책 ‘꼬리 없는 짐승들의 눈빛’(도서출판 천지 미디어)을 펴내 한국과 미국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 탈북자로 미국 이민이 허용될 경우 다른 탈북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씨는 특히 98년 2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의 첫 증언한데 이어 99년 4월 상원, 2002년 1월 의회 산하 연방종교자유위원회, 지난해 6월 상원 등 4차례에 걸쳐 미 연방 의회 공청회에 참석, 북한 인권실상에 관해 증언했다. 이달 초에는 워싱턴D.C.에서 민간 비영리 단체인 민주주의기부재단(NED)이 수여하는 ‘올해의 민주주의 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와 아들 최씨는 워싱턴D.C.에서 탈북자들의 미국 합법 이주를 허용하는 움직임에 힘입어 탈북자 가족이 미국에 정식 이민하는 첫 시범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 로고스선교회 대표 박도원 목사가 운영하는 ‘크리스찬 저널’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www.kcj777.com)에 로고스선교회가 부설로 ‘북한선교전략연구원’을 개설하고 원장에 이순옥 집사를 임명한 사실을 공개하고 "지난 3월 아들 최동철(36)씨의 유학을 위해 함께 도미한 이 집사는 한동안 미국에 머물며 미 정부와 한인 사회를 위해 북한 실정을 더욱 상세
하게 알리는 한편 현재도 감옥 혹은 지하에서 믿음을 지키기 위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고난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낱낱이 폭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는 또 "크리스찬저널지와 자매기관이 될 동 연구원은 첫 사업으로 미 전국 한인 교회를 순회하며 강연회를 갖는 한편 ‘꼬리없는 짐승들의 눈빛’ 증보판 ‘증언’을 새로 펴내며 북한에 관한 새 정보들을 본지를 통해 게재하도록 했으며 통일을 대비한 북한 교회 복구와 선교를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도록 했다"고 밝혀 이씨의 미주 장기 체류 계획을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씨를 후원하고 있는 박 목사는 29일 이씨가 영주권을 신청했는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고 답변, 이민 추진을 시인했으며 종교 종사자 자격으로 이민을 신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목사는 그러나 이씨가 북한선교전략연구원장 외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신문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음을 강조, 언론 종사자 자격 영주권 신청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이씨를 북한선교연구원장으로 임명할 당시 이씨가 "북한의 극비 사항이었던 생화학 무기 제조 정보를 미국에 제공, 미국의 북한 정책 진로에 중대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밝혀 미국 탈북자보호지원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S-2 비자(살상무기 정보제공자)를 신청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실제로 이씨는 지난 25일 워싱턴D.C.에서 15개 탈북자보호지원단체들이 미국정부가 탈북자들에게 S-2비자 발급과 영주권 허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3월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며 한국 재산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최씨는 한국 외국어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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