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플러싱에 위치한 유권자센터 부설 토요어린이 문화학교는 96년 3월30일 개교했다. 이후 민족의 얼인 한글과 말, 전통문화 및 놀이, 미술, 음악 그리고 미국사회에의 적응을 위한 영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토요어린이 문화학교는 크게 두 가지 교육 이념을 자랑하고 있다. 첫째,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교육으로 한인 어린이들이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를 생각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 프로젝트 등을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나누는 교육을 지향한다. 둘째 한국어, 한국 역사 및 한국 문화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다민족 문화속에서 한인 어린이들이 자라면
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올바르게 성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대상 학생은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한인 어린이들로 기초반부터 중급반, 고급반 등으로 나눠져 있다. 강사진은 토로칼리지 학생인 하소희씨가 기초반, 주부인 김숙현씨가 중급반, 한국에서 오랜 동안 교사로 활동했던 장영씨가 기초중급반을 각각 맡고 있다.
8월부터는 한국의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1년간 뉴욕에 연수를 오는 이수진씨가 새로 교사로 참가해 어린이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김동찬 총무는 "토요어린이 문화학교에서 지난 7년간 배출된 학생은 400명이 넘는다"며 "방
학 없이 매주 토요일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24명의 한인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한글과 각종 문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 총무가 강조하는 것은 한국 문화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다.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언어 교육이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예를 들어 서양 음악을 배우려면 도, 레, 미 등의 음계가 기본이듯 한국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덩더쿵덕쿵이라는 장단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수학이나 과학 등 일반적인 정규 수업은 미국의 교육기관에서 배우고 한글학교에서는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나 고전음악 등을 가르쳐 아이들이 정체성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이념 아래 토요어린이 문화학교는 먼저 한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반을 체계적으로 편성한다.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한글을 읽고 쓰고 말할 수 있게 한 뒤 상급반에서 역사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먼저 기본적으로 한글 문자의 구성에 대한 학습에서 시작해 일상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어휘를 배우고 사용함으로
써 어린이들이 한글에 익숙해지도록 가르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어린이들은 상급반에서 지도를 펴놓고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 문화 등을 배우게 된다.
특히 토요어린이문화학교가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는 풍물놀이다. 2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데 장고, 북, 꽹과리, 징을 배우면서 한국 문화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그리고 깊숙이 이해할 수 있다. 지도교사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토요어린이문화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가르치는 점이 특징이다.
김 총무는 "이미 한인 사회에 한울 풍물패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 공연팀은 토요어린이문화학교 출신들이 만든 팀"이라며 "그동안 각종 어린이 예술제, 입양아 초청 행사, 경로잔치 등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자랑했다. 특히 99년부터는 한국의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임실 필봉 농악 전수자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교류하고 있다.
김동찬 총무는 "후세들에게 올바른 한국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토요 어린이 문화학교를 기반으로 유권자센터가 탄생했다"며 "정치력 신장, 새로운 일꾼 발굴, 뿌리 교육 등 3가지 주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권자센터에서 토요 어린이 문화학교는 후세 교육의 중심 기관으로 가장 중요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인터뷰] 김동찬 총무
"뿌리 교육을 제대로 받은 한인 어린이들이 자라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류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91년 건국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관련 일을 하다 94년 미국으로 이민 온 김동찬(사진) 총무는 이듬해 후세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젊은이들과 ‘한뜻 열린 마당’을 결성하면서 교육계에 투신하게 됐다. 초기 패링턴 스트릿 4층에 800스퀘어피트 규모로 시작했다.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김재일 이사장의 헌신적인 도움이 컸다고 한다.
김 총무는 "김 이사장의 ‘나무가 잘 자라려면 거름이 있어야 하지만 거름은 땅 속에 있어야지 햇빛을 보면 오히려 나무가 죽는다’는 소신이 오늘의 토요어린이 문화학교를 있게 했다"며 "뒤에서 묵묵히 지원을 해준 김 이사장님께 거듭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97년 현재 플러싱의 루즈벨트 애비뉴와 149pl로 이사와 어린이 문화학교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토요어린이 문화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북이나 장고를 빌려가면서 ‘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데 풍물 놀이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할 때면 가슴이 뿌듯해요. 주위의 많은 지원이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후세 교육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동찬 총무는 "조화와 동화는 분명 차이가 있다"며 "우리의 전통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한 뒤 미국 사회에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지 우리 것은 하나도 모른 채 주류사회에 동화돼서 살아가는 한인 후세들이 많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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