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한 컷 OK…"어휴 또 밤 새네"
SBS 30도 넘는 가마솥 더위 속 연이은 NG…짜증낼 새 없이 강행군
“치∼, 우리 촬영진은 ‘앞집 여자’ 팀 인가봐.”
김희선이 뾰로퉁한 얼굴로 투덜거렸다. SBS 드라마스페셜 ‘요조숙녀’ 촬영진이 자신과 함께 그네를 타는 장면을 찍던 고수를 그늘로 피신시키고 혼자만 더위에 고생시킨다는 것이 불만의 요지였다.
하지만 홍성창 B팀 감독은 이런 김희선의 투정에 아랑곳없이 “자자, 한 명만 덥자구”라며 연방 촬영을 독려했다.
지난 12일 30도를 훌쩍 넘는 한낮의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진행된 ‘요조숙녀’의 촬영현장은 이렇게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13일 첫 방영된 ‘요조숙녀’(극본 이희명·연출 한정환)는 김희선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해 화제가 된 드라마다.
‘요조숙녀’라는 제목과는 달리 신분 상승을 위해 돈 많은 남자들을 번갈아 만나는 여자(김희선)와 그런 여자를 짝사랑하는 가난한 떡장수(고수)의 애정관계가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이날 촬영분은 고수가 김희선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부자라고 속인 채 데이트를 하는 내용이다. 촬영진은 데이트 비용 2만7,000원을 들고 나온 고수가 잔뜩 기대를 하고 나온 김희선을 데리고 놀이터에서 소박한 만남을 가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촬영진은 전날까지 간간이 내린 비 때문에 가슴을 졸이다 모처럼 날씨가 청명해지자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이틀째 밤샘 촬영을 했다는 김희선-고수에게는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은 원망스럽기만 했다.
카메라 감독도 뜨거운 태양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직사광선이 너무 강해 초점이 잘 잡히지 않는 불상사가 생긴 것이다. 결국 촬영진은 반사판으로 햇볕을 가리고, 고정된 ENG카메라를 6㎜카메라처럼 들고 찍는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고난의 행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쭈쭈바’를 입에 물고 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찍던 김희선-고수 곁에 난데없이 한 여자아이가 불쑥 지나간 것이다. 촬영 현장을 통제하던 스태프들이 더위에 지쳐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NG”라는 홍성창PD의 외마디 소리가 터져 나오자 이곳저곳에서 “아,또 찍어야 돼”라는 한숨소리가 나왔다. 결국 김희선과 고수는 ‘쭈쭈바’를 다시 입에 물고 한낮의 여의도 공원을 또 한 번 내달렸다.
촬영진은 “컷, OK”소리가 나오자 숨도 채 돌리지 않고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전에 한강 둔치에서 밀린 촬영분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희선과 고수는 “오늘도 밤을 새겠구나”라고 툴툴거리며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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