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코스코등 대기업 잇달아 이전 검토
제도 남용 문제…“주당국 대책마련 시급”
캘리포니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업체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종업원 상해보험(이하 워컴)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보험료 앙등을 못 이겨 많은 기업들이 타주로 이전하는가 하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일부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을 정도다. 워컴 인상 실태와 원인,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 보았다.
■실태
가주 1,400만 종업원들의 산업재해를 커버하는 워컴의 보험료는 지난 2년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으며, 올해 초에 다시 평균 22%, 7월에 평균 20%가 올랐다. 2000-2002년 2년간의 평균 인상률은 69%다. 보험료 인상은 요식, 봉제, 대형상가, 비디오 등 업종을 불문하고 공통된 현상이다. 타운의 규모 있는 한 한인업체는 보험료가 5년새 4배로 뛰기도 했다. 물론 같은 업종이라도 클레임 건수에 따라 인상폭에 큰 차이가 있다.
보험료가 이같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요율이 낮은 타주로 영업장소를 옮긴 회사들도 있으며, 이전을 검토중인 기업들도 늘고 있다. 가주의 대표적 고용주인 보잉사의 하워드 체임버스 부사장은 27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타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코의 짐 시네걸 사장 겸 CEO도 “36개 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워컴 보험료중 70%가 가주에서 지출된다”며 “영업지원 부서를 가주 밖으로 옮길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아예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작물재배협회의 한 관계자도 “비싼 보험료 때문에 노동자를 쓰기 힘들다”며 “하지만 작황이 좋은 캘리포니아를 떠날 수도 없어 농사를 포기하는 농부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원인
보험료 급등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는 보험사들이 증시 폭락과 테러 공격에서 입은 손실을 회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증시 호황기에 보험료 자체보다는 보험료를 주식에 투자해 얻은 이익금으로 회사를 운영해 온 보험사들이 주가가 폭락하자 할 수 없이 보험료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큰 원인은 워컴 남용. 주 보험국 자료에 따르면 산업재해 치료비는 1995년의 90억달러에서 올해 무려 290억달러(전망치)로 껑충 뛰었다.
타주에 비해 가주의 종업원들은 치료를 받는 비율도 월등히 높다. 작업중에 다친 가주 종업원이 의사를 찾는 비율은 타주보다 49%, 척추지압요법사를 찾는 비율은 무려 105%나 높았다. 이에 따라 척추지압요법사에게 지불된 비용이 1995-2002년 사이에 126%나 늘었다.
워컴 제도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일레인 하울 주 감사국장은 주 당국의 대처 부족이 현 워컴 위기의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이 보험사가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비용과 환자의 의사 방문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했다”며 “부상 종업원들이 적당한 비용에 필요한 치료를 받도록 감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책
주 상·하원은 합동 특별위원회를 구성, 대책을 마련중이다. 위원회의 워컴 개혁안은 약 2주 내로 나올 예정이다. 리처드 알라콘 주 상원의원(민주·밴나이스)은 “시스템 전반에 걸친 경비 절감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만을 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 차원의 제도 개혁과는 별개로 요율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기 위한 업체 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 한인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사의 지적사항을 제 때에 시정하는 한편 한달에 한두 차례 종업원 교육을 통해 회사 안전규정등을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 ‘종업원 안전상’을 제정, 작은 상품을 주는 등의 노력을 하면 클레임이 현저히 감소, 보험료를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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