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팬들에겐 더 이상의 플레이오프 매치업이 있을까. 영원한 앙숙인 두 팀이 8일 뉴욕 양키스테디엄에서 막을 올리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건곤일척의 한판승부를 펼친다. 1918년 베이브 루스가 레드삭스에서 양키스로 팔려간 후 확연하게 명(양키스)과 암(레드삭스)으로 얽혀있고 이 때문에 ‘루스가 세운 집(House that Ruth Built)- 양키스테디엄’과 ‘밤비노의 저주(Curse of the Bambino)’라는 표현으로 더 유명한 양팀의 충돌은 스포츠팬이라면 절로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빅 카드다. 더욱이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질 시리즈 3차전은 레드삭스의 옛 에이스 로저 클레멘스(양키스) 대 현 에이스 페드로 마티네스의 수퍼 메가톤급 선발대결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양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누구를 향해 미소지을까.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면 양키스가 일방적으로 우세하다. 1903년 제1회 월드시리즈 시작으로 18년까지 15번의 월드시리즈(1904년은 월드시리즈가 없었음) 가운데 5번이나 우승했던 레드삭스는 1918년 루스를 양키스로 팔아버린 뒤 정말 밤비노(루스의 애칭)의 저주를 받았는지 지금까지 장장 85년째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반면 그때까지 우승이 없던 양키스는 이후 무려 2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필적할 상대가 없는 ‘포스트시즌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역사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레드삭스의 희망은 ‘제로’다.
레드삭스는 AL 최강타선이 폭발, 시리즈를 난타전으로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 양키스 타선도 포스트시즌에서 특유의 집중력과 파워를 보여주고 있으나 매니 라미레스, 데이빗 오티스, 노마 가시아파라, 터드 워커로 이어지는 레드삭스 타선은 팀 타율, 득점, 안타, 2루타, 장타, 출루율 등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1위를 차지했을만큼 파괴력에서 앞선다. 하지만 마이크 무시나, 앤디 페팃, 클레멘스, 데이빗 웰스로 이어지는 양키스 선발진은 레드삭스 강타선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일급 로테이션이다. 특히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버티고 있어 레드삭스로서는 초반에 승부를 걸지 않으며 승산이 희박한 입장이다. 레드삭스 선발진에는 마티네스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지만 그와 제2 선발 데릭 로우를 빼면 선발진의 위력이 뚝 떨어진다.
더구나 오클랜드 A’s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여행을 3번이나 해야 했고 센터필더 겸 1번타자 자니 데이먼이 지난 6일 수비도중 동료선수와 충돌, 뇌진탕 증세로 보이는 바람에 시리즈 출장여부가 불투명해 전력에 또 다른 차질이 예상된다. 또 관중모독 제스처로 파문을 일으키며 정신적으로 공황상태에 있는 김병현은 양키스에 대한 핸디캡까지 안고 있어 로스터에 포함되더라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레드삭스로서는 ‘밤비노의 저주’ 때문이 아니라 실력에서 양키스의 벽을 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예상 양키스 4승1패>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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