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1차전은 ‘가을의 명작’(Fall Classic)이었다. 시카고 컵스의 거포 새미 소사가 9회말 2사후 투런 장외홈런을 터뜨려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지난 8월말 투구에 맞아 손이 부려진 뒤 100%가 아니라던 마이크 로웰이 11회초 핀치히터로 등장, 약 5주만에 첫 홈런으로 플로리다 말린스에 9-8 승리를 안겨줬다.
1회말을 끝으로는 4-0. 홈팀 컵스의 낙승이 예상됐다. 마크 그루질라닉이 1타점 3루타, 모이세스 알루가 투런홈런, 아라미스 라미레스가 3루타, 알렉스 곤잘레스가 1타점 2루타로 말린스 선발투수 자쉬 배켓을 두들겨 뚜껑을 열고 보니 전력차이가 너무 큰 듯 했다.
그러나 말린스는 명성대로 질겼다. 3회초 1사 1, 3루의 찬스에서 등장한 캐처 이반 로드리게스의 한방으로 3-4, 단숨에 1점차로 바싹 다가섰다. 올 포스트시즌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는 상황에서 9타수 4안타를 기록중이던 로드리게스는 컵스 선발투수 카를로스 잠브라노의 제2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올 포스트시즌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양대리그를 통틀어 로드리게스가 분명하다.
투지로 똘똘 뭉친 말린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겔 카브레라와 후안 잉카나시온이 ‘백투백’ 솔로홈런을 날리며 내친 김에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컵스는 눈 깜짝할 새 역전을 당한 충격에 8연속 아웃을 당했다. 3, 4, 5회 공격을 합쳐 1안타로 물러선데다 6회초 말린스에 또 1점을 허용, 2점차로 쳐졌다. 그러나 컵스는 6회말 공격에서 1루수 랜들 사이먼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알렉스 곤잘레스의 대형 우월 투런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6-6 동점.
컵스는 9회초 클로저 조 보로스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내야땅볼을 글러브에 넣지 못한 채 1루에서 2루로 달라던 주자를 태그 했다가 심판의 예리한 눈에 들킨 2루수 그루질라닉의 수비실책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들어서는 비운이 겹쳐 벼랑 끝에 몰렸다. 올해의 ‘미스터 옥토버’로 떠오른 로드리게스는 곧 밀어 친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불러들여 팀에 8-6 리드를 안겨줬다. 한 경기에 5타점.
컵스도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았다. 9회말 2사후 새미 소사의 동점 장외홈런으로 기사회생, 드라마는 계속됐다. 말린스의 우게 어비나까지 양쪽 클로저가 둘 다 무너진 것.
균형은 결국 11회초에 깨졌다. 올 시즌 첫 130경기에서 커리어 최다 32홈런을 쳤지만 8월말 투구에 맞아 손이 부러져 주전 3루수 자리를 카브레라에 빼앗긴 로웰이 핀치히터로 등장, 컵스 구원투수 마크 거스리의 투구를 두들겨 솔로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11회말에는 어비나에 클로저 자리를 빼앗겼던 브레이든 루퍼가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철문을 내렸다.
2차전은 8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브래드 페니(말린스) 대 마크 프라이어
(컵스)의 대결로 펼쳐진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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