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먹고 컴하고 ‘나만의 시간’
훈련이 끝난 뒤 서재응(26·뉴욕메츠)의 포트세인트루시(플로리다) 생활은 어떨까. 한마디로 ‘무료함’의 연속. 그러나 이 무료함이 시즌종료 뒤 서재응을 곧장 이곳으로 인도한 까닭이기도 하다. 생활을 단순하게 하면 마무리훈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서재응의 ‘나홀로’ 시간을 들여다봤다.
▲오전 8:00 기상 후 뉴욕 메츠의 마이너리그 훈련장인 포트세인트루시 스포츠 컴플렉스에 9시30분께 도착,훈련을 시작한다. 첫 훈련은 복근운동부터. 자전거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상·하체를 나눠서 근육을 단련한다. 올시즌 풀타임으로 뛰며 컨디션 조절요령에 눈을 떴기 때문에 훈련에도 요령이 많이 생겼다. 짧은 시간에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훈련방법을 익힌 뒤로는 훈련도 힘들지만은 않다. 서재응은 박찬호처럼 러닝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 최근 유백만씨(전 MBC코치)가 서재응의 훈련장소에 들러 하체를 이용하는 피칭에 대해 조언해줬다. 실내 러닝머신에서 비지땀을 쏟고나면 어느새 오후로 접어든다.
▲오후 12:30 3시간 동안의 훈련을 마친 뒤 파란색 토러스 렌터카를 몰고 집에 도착. 곧바로 큰 냄비를 찾아 라면을 끓인다. 보통 2개 이상을 집어넣고 김치를 숭숭 썰어 국물 간을 맞춘다. 몇 년째 서재응의 숙식을 돌봐주고 있는 교민 하이디 윤씨(재응은 보통 하이디 아줌마라고 부른다)는 “재응,재환(서재응의 큰형) 형제가 98년 겨울 우리 집에 왔을 때 라면 한 박스가 이틀에 없어지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서재응의 훈련을 도와주고 있는 인하대 야구부 동기 이재준씨는 “요즘에는 체중조절을 위해 라면을 자제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대단했다”고 덧붙이기도. 한국의 S라면만 고집하는 서재응을 놓고 주위에서는 “라면 광고 찍으면 정말 물리지 않고 잘 먹을 텐데”라고 놀린다.
▲2:00∼4:00 교민 윤성헌씨 집은 PGA 골프클럽 안에 위치해 있다. 마음만 먹으면 골프로 소일해도 좋으련만 어느새 식사 후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는다. 처음 왔을 때 잠시 골프채를 들었으나 좀처럼 취미가 붙지 않는다는 게 서재응의 설명. 카페에 올라온 글을 읽거나 요즘 자신의 카페에 연재하고 있는 시즌 회고 시리즈 원고작성에 골몰. 친구 재준씨와 장기판을 꺼내 가벼운 내기게임 한판을 벌이기도.
▲8:00 지난 17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양키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 굴뵉孃씬?외동 아들 지철군(7)만 빠진 채 거실에서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김병현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올라가길 가족 모두 한마음으로 지켜봤으나 결국 헛품만 판 격이 됐고 서재응은 잠시 침울해했다. 올시즌 플로리다전에서 1안타 선발승을 따내는 등 플로리다에 유독 강한 서재응은 “월드시리즈가 좀 싱겁게 됐다”고 밝히기도.
▲새벽 1:00 취침 전 팬카페 다시 한번 들르는 일을 잊지 않는 서재응은 “올해 마무리훈련을 이렇게 편하게 할 수 있던 것도 지켜봐 주시는 팬들 덕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김성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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