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NBA 드라마가 시작된다. 저주받은 두 팀, 시카고 컵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우승 문턱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메이저리그 드라마에 이어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져 NBA 타이틀 4연패에 실패한 LA 레이커스가 복수에 나서는 NBA 드라마가 막을 올린다. 지난 5년 연속 서부결승에서 우승팀이 사실상 확정된 뒤 ‘NBA 파이널’에서 들러리만 서줬던 동부 ‘열등생’들의 그늘 탈출 여부도 관건이다.
28일 팀 당 82경기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2003∼2004 NBA시즌 전망을 서부와 동부 컨퍼런스별로 2차례에 걸쳐 실어본다.
◎서부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의 지원으로 레이커스의 정상탈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정사실로 보였다. 둘이 오로지 우승의 꿈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헐값에 레이커스에 합류,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이 챔피언십 링을 열 손가락에 전부 한 개씩 끼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서 일찌감치 난항에 부딪쳤다. 그 결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SI)는 최근호 프리뷰에서 레이커스를 새크라멘토 킹스와 스퍼스에 이어 컨퍼런스 3위 팀으로 평가했다. 경쟁자들에게도 기회가 생긴 셈이다.
지난 시즌 간판스타 크리스 웨버의 부상으로 우승기회를 놓친 킹스는 백업센터를 스캇 폴라드에서 동부 올스타에 뽑혔던 브래드 밀러로 바꾼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러나 이를 업그레이드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스퍼스는 데이빗 로빈슨이 은퇴, 지난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뛰었던 라쇼 네스트로비치를 대신 팀 덩컨 옆에 세우고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만 전 레이커스 포워드 로버트 오리와 킹스 슈터 히도 터콜루, 마이애미 히트 포인트가드 앤소니 카터 등을 영입하며 벤치가 대폭 강화됐다. 따라서 레이커스의 최대 난적은 여전히 스퍼스로 보인다.
지난 시즌의 4강 달라스 매브릭스는 어느 쪽으로 튈지 알 수가 없다. 앤트완 워커까지 합류, 화력이 엄청난 반면 그렇지 않아도 약했던 골밑은 더 약해졌기 때문이다. 야오밍이 2번째 시즌에 돌입하는 휴스턴 로케츠도 마찬가지다. 신임감독 제프 밴 건디가 팀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면 레이커스가 스퍼스 다음으로 경계해야 할 상대는 케빈 가넷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인지도 모른다. 팀버울브스는 조용히 올스타 백코트(샘 카살, 라트렐 스프리웰)에 올스타급 잠재력의 센터 마이클 올라워캔디를 영입, 리그 전체에서 가장 전력이 향상된 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보인다.
한편 LA 클리퍼스는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가 모처럼 돈주머니를 풀어 일급 감독 마이크 던리비를 사령탑에 올리고 엘튼 브랜드와 코리 머게티를 붙잡아 뒀지만 올라워캔디, 라마 오돔, 안드레 밀러 등 스타팅 라인업의 60%는 팀을 떠나 지난해보다 기대치가 낮아져 플레이오프만 올라도 대성공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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