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때 소원했던 월가의 금융업체들과 밀월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기업, 특히 금융업체들에 우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그의 재선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월가의 주요 경영인들이 그의 재선 캠페인 운동에 팔을 걷고 나서는 등 양측 관계가 급속도로 밀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늘 텍사스 출신임을 강조했던 부시 대통령의 취임 초기 월가 금융업체들의 관계는 냉랭했다. 부시 대통령 집안은 석유재벌과 깊은 연관이 있었고 보수적인 석유재벌과 세계화를 지향하는 금융재벌은 전통적으로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이런 이유도 작용해 월가의 주요 업체들은 2000년 대선 당시 주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밀었다.
부시 대통령 초대 재무장관에 월가 출신이 아닌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출신의 폴 오닐 재무장관이 발탁된 데 대해서도 월가 금융인들은 싸늘한 눈초리를 보냈다. 부시 대통령 취임이후 주가가 바닥을 모르는 추락을 계속하자 월가 인사들은 금융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체제 하에서 누렸던 사상최대의 주식 호황을 생각하며 부시 정부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점점 달라졌다. 배당금과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의 의회 통과과정과 금융업계를 뒤흔든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의 처리과정을 기켜보면서 월가 금융업체들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일단 부정적인 편견이 사라지자 양측의 관계는 급속도로 반전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월가의 `애정’은 선거운동 모금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부시 대통령에 대선 자금을 기부한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메릴린치(36만4천300달러), UBS 아메리카(26만990달러), CSFB(20만3천50달러), 골드만삭스(19만6천850달러), 리먼 브라더스(19만1천500달러), 베어 스턴스(16만3천200달러) 등 6개 업체가 월가 금융업체다. 대선운동이 초기 단계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부금은 2000년 대선 전기간 기부금의 2배를 넘어섰다.
골드만 삭스의 헨리 폴슨, CSFB의 존 맥,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등 월가 최고경영자들은 개인적으로도 부시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을 자청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거전에서 10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집하는 `파이어니어’, 20만달러 이상을 끌어들일 `레인저’ 등 정예 모금요원을 두고 있는데 선거자금 감시단체 `공공정의를 위한 텍사스인들’에 따르면 은행, 증권업체, 투자업체, 회계 및 세무 서비스 업체 등 금융업체 출신이 이들 정예모금요원의 20%에 이르고 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중소기업에서부터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분야에 두루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가 월가가 경제의 엔진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 월가의 애정공세에 화답했다. 뉴욕 타임스는 야당인 민주당에 아직 뚜렷한 대권주자도 없고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감세정책의 취소를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해 월가의 부시 대통령 편애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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