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제대로 벌고 써야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아무렇게나 쓰고 벌고 해서는 결국 돈의 노예가 되기 쉽다. 법과 질서, 원칙과 규범 속에서 올바로 벌고 그 것을 적재적소에 썼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돈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이 미국에서는 별로 맞지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돈이란 잘 쓰는 것도 중요하나 버는 방법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한인사회에는 요즘 어디서 흘러왔는지 모를 뭉칫돈으로 “내 돈 내가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식의 배금주의 사상이 소리 없이 만연되고 있다. 말하자면 내용이 불확실한 돈들이 이곳에 유입되면서 한국식의 잘못된 폐습이 한인사회의 건전한 분위기를 깨고 있다.
뉴욕의 퀸즈 플러싱과 노던 블러버드, 맨하탄32가, 뉴저지의 포트리, 펠리세이드팍 등 한인 밀집지역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노래방, 술집, 당구장 외에 카페, 사우나, 쑥탕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는 볼 수 없던 한국식의 서비스 업소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이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땀흘려 모은 돈으로 차려진 업소들일 것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돈으로 오자 마자 업소를 차려 기존에 있는 업소들의 영업을 크게 위협하는 곳도 있는 모양이다.
그로 인해 가게가 날라 가고 가정도 파괴되고 하는 한인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몇 십년 땀흘리며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 강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갓 이민 온 일부 한인이나 유학생들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들은 고급주택에 살면서 최고급 차를 몰고 다니며 돈을 물쓰듯해 뉴욕 한인들이 열심히 살아야 할 의미를 상
실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인사회에 사행심과 위화감, 사치풍조를 유발시켜 열심히 살아가는 한인들의 가치관에 혼동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듯 이러한 우려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도 있어왔다.
그러나 있더라도 극소수에 달하는 한인들의 경우라고 보고 싶다. 이를 놓고 우리가 너무 지레 질겁해 미리부터 놀라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열심히 땀흘리며 살아가는 한인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다면 한인들의 ‘현금거래’와 ‘돈만 벌면 그만이다’ 하는 황금만능주의 사고방식이다. 우선 한인들이 많이 하는 현금소지 및 거래는 범죄유발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고, 다른 하나인 계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언젠가 뉴욕타임스에 난 미국교회를 한인이 현금으로 매입해 문제가 크게 된 것이나 이따금 한인사회에서 발생하는 계
파동은 현금을 주고받음으로써 생겨나는 불상사다.
또 하나는 미국사회가 받아들이지 않는 한인들의 영업형태이다. 주인에게는 다른 업종을 한다고 계약을 해놓고는 비밀리에 사우나를 오픈해 결국 건물주로부터 쫓겨나는 사례나 칸칸이 밀실을 만들어 변칙 영업을 하는 유흥업소, 법이 허용하지 않는 하숙을 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 등은 과연 우리가 이 땅에서 제대로 법을 지키며 돈을 벌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황금만능주의 사상은 얼핏 자본주의 근본 사상에 입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은 자본주의 근본 사상을 설파한 국부론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 박사가 철두철미하게 강조한 취지에 의하면 돈을 벌기 전에 양심과 도덕에 입각한 윤리관이다. 영국이 세계에서 모범이 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도덕과 윤리관에 입각,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이런 서구민주주의 법과 질서와 원칙을 본받아 세워진 나라다. 이런 곳에서 특이한 전통양식으로 이 사회의 질서와 윤리, 도덕을 무시하고 함부로 돈을 벌겠다고 하는 것은 한국에서나 가능할까? 이 땅에 사는 한인은 일찌감치 버려야 할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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