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해피투게더’ 진행 맡아
‘해피투게더’(KBS2)의 백미라면 쟁반 노래방. 주어진 10번의 기회 안에 출연자가 동요, 가곡 등 과제곡의 가사를 외워 부르는 단순한 포맷으로 2년 가까이 사랑 받아 온 비결이라면 무엇보다도 MC의 노련한 진행이다.
신동엽-이효리라는 최고의 진행자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유재석-김제동은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부담스럽다.
18일 ‘해피투게더’ 녹화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재석, 김제동은 시청자의 반응에 상당히 민감해져 있다. 두 차례 방송이 나간 후 ‘이전 MC만 못하다’ ‘산만하다’ 등 시청자 반응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유재석은 겸허하게 받아 들였다. “첫 녹화를 하고 나서 사실은 ‘잘했다’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웃음소리도 크고 활력이 지나쳐서 산만해 보였나 봅니다. 방송시간이 밤 11시라는 사실을 깜빡한 것 같기도 하고. 고쳐 나가야죠.”
유재석, 김제동 둘 다 가히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 ‘해피투게더’로 ‘오명’을 얻을 수는 없는 터. “9년 무명 생활을 거쳤고 방송에 나가는 것 자체가 절실한 때도 있었어요. 드디어 메인 MC자리에 앉았는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유재석)
“어떻게 이 자리에 앉게 됐는지 모를 정도로 어리둥절해 있는데 제대로 기회를 잡아야지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검사가 된 사촌형과 저를 항상 비교하셨는데 ‘제동아, 이제 보니 니가 더 낫다’고까지 하셨고요. ”(김제동)
요즘 유재석은 책을 읽고 메모를 하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최근 ‘장길산’을 다 읽었고 요즘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고 있다.
김제동은 스케줄에 쫓기면서도 몇 년 째 계속해 온 신문 스크랩과 신문평 쓰기를 거르지 않는다. 게다가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을 웃기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쪼개 애니(전 타샤니 멤버)로부터 하루 10분씩 전화로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의 심정을 “쏟아 지는 비 속에서 혼자 우산 쓰고 있는 느낌”, “세상에 우리 둘 밖에 없는 듯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노력해 환상적인 남남커플 진행자로 자리 잡겠다”는 두 사람의 각오는 굳어 보였다.
최지향 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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