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호텔에서 잇달아 열리고 있는 한인 경제단체의 흥청망청 송년행사를 보고 노숙자들을 돌보는 한 목사가 던진 말이다.
한인경제 단체들의 송년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불경기 속에서도 한인 경제 단체들의 송년행사는 호화판 일색이다. 최고급 호텔에서 식사비만 1인 당 30달러에 가깝다. 한인 경제단체들이 송년행사에 지출하는 경비는 다운타운 고급호텔의 경우 4-5만달러, 타운내 호텔의 경우도 3-4만 달러가 든다. 또한 송년행사에 나오는 경품비만도 돈으로 따지면 대부분의 단체가 1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 비용이 모두 한인기업들의 후원금이다.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불경기 때문에 자선기부금은 한푼도 줄 수 없다던 한인 단체들과 기업들이 송년행사로 흥청망청 수만 달러씩을 쓰는 것을 보면 자선 활동 의욕마저 잃을 정도라고 한숨 지었다.
성대한 송년행사를 가졌던 한 경제단체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한인기업들로부터 송년행사를 위해 4만 달러를 후원 받았지만 협회 재정이 어려워 연말 자선기부 계획은 없다
각 단체마다 적게는 1,000달러 정도에서 1만 달러 이상까지 수 만 달러를 단체들 송년행사 후원금으로 지출한 기업관계자의 말 역시 이렇다. 불경기 탓으로 적자가 심해 자선사업에 기부할 여력이 없다
한인 기업들과 단체들이 자선기부에 인색하다는 것은 많은 한인들이 공감하는 현실이다. 자선단체를 힘겹게 운영하고 있는 한 여성 목회자에 따르면 자선기부에 수 십 달러라도 기부하는 사람은 영세한 소상인이거나 교회, 평범한 직장인, 월페어를 받아 사는 노인들이 주류라고 한다. ‘부자일수록 인색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연말이다.
단체나 기업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던 자선단체 관계자는 오히려 미국 업체들이 한인 자선단체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단체는 매일 아침 ‘스타벅스’와 ‘크리스피크림’으로부터 각각 커피와 도너츠를 기부 받고 있다.
미국 자선단체들의 올 연말 형편도 좋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기업들은 불경기로 인해 올해 자선기부 예산을 지난 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다소 삭감하는 정도라고 한다. 아예 자선기부 항목 자체가 없는 한인기업이나 단체와는 차원이 다른 셈.
노숙자 선교단체의 한 목회자는 한인 기업들도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한인 기업과 단체들이 불경기를 탓하지만 단체 송년행사나 기업들의 협찬액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꼬집는다. 500달러 이상의 자선기부금을 낸 한인기업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연 매출이 수 억 달러에 달하는 한인기업이 적지 않고 자산규모가 10억 달러를 넘어선 한인은행들도 있지만 여전히 자선에 인색하고 무관심하다. 거창하게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인 단체나 기업들의 따뜻함을 보고 싶다는 것이 한인 자선단체들의 바램이다.
<김상목 기자>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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