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김<회사원>
연말이 되면 달력을 많이 주고 받는다. 달력을 받으면 대부분은 처음에 달력에 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보고,다음에는 휴일을 찾아볼 것이다. 올 해는 연휴가 얼마나 있을까
궁금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가족이나 지인의 생일, 기념일 등을 표시할 것이다.
달력이 없던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날짜을 헤아렸을까? 예전에는 음력을 썼으니 달의 차고 기움으로 보름인지 그믐인지는 알았겠지만 달력이 없는데 그 많은 명절이며 제사와 생신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래서 예전에는 여자가 시집을 가면 시집의 제사날과 생신등을 외우는 것이 큰 일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그 당시는 여자들이 까막눈인 경우도 많았으니 적어놓을 수도 없어 무조건 외우는 수 밖에, 외우기 좋게 노랫가락을 붙여서 불을 땔 때나 물을 길을 때나 흥얼거리고 외워야 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달력이 너무도 풍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종이에 인쇄된 달력이 아니어도 컴퓨터나 텔레비젼, 휴대전화기 까지 어디에서나 날짜와 시간을 알 수 있다. 수많은 스케쥴 관리 프로그램, 수첩, 전자수첩 등등 우리의 날들을 관리 해주는 여러가지 편리한 도구들도 너무나 많다. 우리에게 특정한 날의 가치는 그날이 ‘병인’인지 ‘갑신’인지 등의 갑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휴일이 무슨 요일인가, 다른 사람들의 일정이 어떠한가? 등에 달려있다. 예전에 비해 무척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주어진 날들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점점 더 많은 기념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소위 빨간 날이라는 노는 날 이외에도 무슨 ‘여성의 날’ ‘물의 날’ ‘유엔의 날’ 등등 달력에 조그맣게 표시된 이런저런 날들을 다 읽다 보면 하루라도 무엇인가 기념하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다.
정확한 역법의 이론은 잘 모르지만 음력은 달의 차고 기움으로 날짜를 헤아리고 양력의 태양의 위치로 날을 헤아린다고 한다. 그러다면 이론적으로 매년 1월 1일은 태앙이 다시 시작한 원점으로 되돌아 오는 날이다. 이 주기성을 발견하고 일년을 열두 달로 나눈 것은 인간의 구분이다. 인생에서 태어난 날은 단 하루 뿐인데 태양이 일년 후 다시 그 자리로 돌아 왔기에 우리는 그 날을 생일이라고 부르고 기념한다. 이런 식으로 일년 365일 동안 모든 기념일이 정해진다. 하지만 어디 ‘어버이날’만 어버이를 공경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 따지자면 매일매일이 어버이날이 되어야한다. 기념일이란 수많은 것들을 동시에 다 관심을 가질 수 없으니 돌아가면 한번 씩 마음을 조금 더 주는 날이 아닐까?
여기 달력이 있다. 이제는 노래 불러가며 힘들게 외울 일도 간지을 따져가며 좋은 날, 나쁜 날 가릴 일도 없다. 사랑을 줄 대상이 있으면, 희망찬 계획이 있으면, 그 날이 달력에서 가장 좋은 날이 아닐까? 다들 좋은 날들로 가득찬 달력을 가지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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