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요스님(고불사 주지)
우리 역사책에 나오는 맨 첫머리 개국 신화의 나라 이름은 고조선(古朝鮮)이니 아침 해 고운 나라란 뜻으로도 풀이되지만 아침 조(朝)의 ?앗?은 첫 시작의 시간이란 말이고 단군이 세웠던 고조선의 도읍인 ?아사-달?은 첫 시작의 땅이란 합성어이므로 이 ?앗-아사?의 공통점에서 고조선이란 나라의 유래를 생각해본다. 우리의 단군 신화를 생각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 민족이 얼마나 기원력이 강한 민족인가 하는 점이다. 곰이라는 동물이 삼칠일 치성 끝에 그 줄기찬 기원력으로 연인의 몸을 얻고 우리의 국조 단군 왕검을 낳았으니 말이다.
역사는 인간의 마음, 즉 기원(祈願)의 소산이라 나는 믿는다. 잘되기를 바라는 미래 지향의 마음, 그것이 인간 공통의 기원이다. 잘되기를 그토록 발원했을진대 지난날 인간의 역사가 왜 그처럼 피비린내 났고, 오늘 이 지구상의 풍경도 우리가 원하는바 대로 평화롭지도 그리 복되지도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것마저도 우리들의 마음씀 때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신, 구, 의(身,口,意) 삼 업의 소산이다. 인류 전체의 행복을 위한 기원이 아니고 이기적 차원의 기원과 행동의 결과다. 내가 잘되기를 원하는 나머지 나만의 이익을 위하여 남을 밀어내고 때론 짓밟는 형태가 동서고금 어디서나 전개되고 있으므로 하여 원래 복되게 살 운명을 스스로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천상과 지옥의 차이는 나오는 음식의 종류와 양은 똑같은데 천상 세계의 사람들은 서로서로 음식을 먹여 주기 때문에 배고픔이 없는데 반하여,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자기만 많이 먹으려고 아우성치기 때문에 항상 배가 고프다고 한다.
우리는 늘 새해를 맞이하면서 많은 덕담을 주고받는다. ?복 많이 받으세요?, ?소원 성취하세요? 이제 갑신년 새해를 맞아 천상의 그들처럼 날마다 좋은 날, 좋은 한해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를 그리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복을 받으려 하기보다는 지으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며, 또한 각자 분수에 맞는 생활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짐이 무거우면 스스로 힘들고 피로하여 상대를 배려할 삶의 여유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스스로를 새롭게 하고자 다짐한다. 그렇게 늘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처럼 살수만 있다면 날마다 새날일 것이며, 새로운 오늘의 기원을 가지고 새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삼동의 까마득한 추위도 새해 봄날 작은 햇살을 기대하므로 기꺼이 견뎌지며, 오늘의 비바람과 눈보라도 곧 보게될 맑게 갠 하늘에 의지하여 이겨낼 수 있다. 한밤중보다 더 춥고 어두운 새벽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이제 곧 동쪽 하늘에 여명이 밝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수선한 요즘의 절망감이라고 할지라도 실낱 같은 희망으로 능히 이겨낼 수 있다. 밝아 오는 새해에는 모든 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한가로이 노닐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좋은날 갑신년 새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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