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 사회가 연륜이 쌓이면서 상당한 재산을 모은 채 늙어 가는 한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인들은 대부분 자식들에게 이를 물려주려고 생각하지만 유언장 등 사후 준비를 미리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언장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분의 유족들이 유산을 나누는 과정에 불필요한 분쟁에 휩싸여 많은 비용과 시간을 낭비를 하는 것을 본다.
미리 유언을 남겨 이것은 누굴 주고, 저것은 누굴 주라고 정리를 해놓았으면 형제간에 정까지 끊어지는 일을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유언장을 쓰려면 우선 가족관계, 재산관계, 그 다음은 재산을 어떻게 남은 가족한테 나누어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일은 유언장을 쓰러 오신 분들 중 대부분은 “우리가 죽으면 아이들에게 주라”는 말로 시작을 한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교육을 받아온 분들이라 그렇겠지만 부부가 동시에 죽는 일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부부중 한사람이 가고 한사람은 남아 좀 더 살다 가니 부부라도 각자 유언장을 따로 준비를 해야한다.
리빙 트러스트에 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는다. 유언장을 쓰는 것과 큰 차이점은 유언장은 자신의 재산을 누구누구에게 주라고 하는 것으로 주고 나면 받은 사람이 그 돈을 어떻게 쓰던 그만이다.
반면 리빙 트러스트는 남겨진 재산을 어떻게 쓰라는 것을 명시, 자신이 의도 한대로 돈이 쓰여진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경우 18살이 되면 법적으로 성인이 되므로 유산을 받게 된다. 10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18살의 나이로 돈을 잘 관리하며 공부에 충실하기보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의 더 많다. 그러다 공부할 시기마저 놓치면 사람을 망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 재산을 리빙 트러스트에 넣어 대학을 마칠 때까지는 학비로 얼마, 생활비로 얼마를 쓸 수 있게 하고 결혼을 하면 집 다운페이먼트라도 할 수 있게 얼마를 쓰고 아이를 낳고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남은 돈을 다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자식들이 어린 경우나 자신이 의도하는 데로 돈이 쓰여지기를 원할 경우에는 리빙 트러스트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거의 맨손으로 이민을 와서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들을 희생하고 나아가 한푼이라도 덜 써서 더 아이들에게 남겨주려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내가 아는 바로는 이곳에서 공부하고 자란 사람들은 부모에게 의존해서 한푼이라도 더 유산을 물려받으려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부모가 악착같이 재산을 모아 한푼을 더 물려준다고 해서 눈물겹게 고마워할 것 같지도 않다.
미국 정부에서도 어느 정도 이상의 재산에 대해서는 무지막지할 정도로 세금을 걷어가니 그 동안 고생을 하여 모은 재산으로 부부가 더불어 여행도 가고 쉬기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사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며 자연의 일부인 사람들도 언젠가는 저 세상으로 가게 될 것이다.내가 내일 저 세상에 간다는 것을 알면 오늘 유언을 남기고 준비를 하면 될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언제 갈지 알 수 없다. 할 수 있을 때 삶을 마감하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에리카 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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