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는 공식 관저가 없었다. 새크라멘토 다운타운에 있던 1877년 건축된 빅토리아풍 주지사 관저는 당시 주지사였던 로널드 레이건과 낸시 여사가 “너무 낡아 화재위험이 있다”며 자진 퇴거한 이후 관저 역할을 못하고 현재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취임 때부터 현재까지 주중에는 주청사의 길 건너 호텔 스윗트 룸에서 거주하고 주말이면 자녀들이 있는 브랜트우드에서 지내왔다. 그런 그들이 하필이면 재정적자 위기로 정부살림이 휘청대는 요즈음 새로운 주지사 관저(사진)를 물색하고 나섰다.
특히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가 맘에 둔 관저는 낸시 레이건이 주지사 부인 시절 새로운 주지사 관저로 부지를 매입, ‘꿈의 집’으로 건축까지 했던 대지 5에이커, 건평 1만2,000스퀘어피트의 8베드룸 호화 맨션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메리칸 리버를 굽어보는 위치에 ‘랜치스타일 백악관’ 형태로 지어진 이 맨션은 리스팅 가격은 590만달러이지만 소유주는 원래의 용도가 주지사 관저였으므로 관저로 쓰겠다면 350만달러로 싸게 주겠다고 한다.
반면 이 곳이 맘에 들어서 지금까지 네 자녀를 동반하고, 또는 실내장식가와 함께 4번이나 방문했던 슈라이버는 “200만달러에 달라”는 구두오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정위기의 주정부에 관저 구입예산은 따로 없기 때문에 굳이 이를 매입하려면 지난 1985년 경매를 통해 이 건물을 153만달러에 넘긴 돈에 이자가 붙어 만들어진 350만달러 특별 펀드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슈라이버가 눈독들이는 주지사 관저 후보 건물은 사연도 많다.
레이건 주지사가 재선임기 마지막쯤에 건축이 시작됐다. 타이어계 재벌 레너드 파이어스톤과 LA 포드자동차 딜러 홈스 터틀을 포함함 레이건의 친구들이 힘을 모아 부지를 매입했으며 주의회는 건축비로 150만달러를 지원했다.
건물 완공은 제리 브라운 주지사 취임과 때가 맞았으나 홀아비 브라운은 “타지마할 같은 거대한 궁전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며 입주를 거절했다.
그는 주청사 가까운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았으며 그 다음은 조지 듀크메지언 주지사는 ‘입주를 원했으나 민주당 의회 의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결국 좀더 작은 랜치 스타일 주택을 사적 펀드를 이용, 구입했다. 그 뒤를 각각 이은 피트 윌슨 주지사와 그레이 데이비스 민주당 지사도 자녀가 없이 단출하다는 이유로 전임지사 때의 주택을 그대로 선택했다.
완공 20년이 넘도록 주지사들이 입주치 않자 주정부는 ‘낸시의 꿈의 관저’를 포기, 1985년 옥션을 통해 팔로스버디스 부동산 개발업자 매트 프래니치에게 팔았다. 현재는 그의 미망인이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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