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 성공 두 교수 시애틀서 회견
황우석·문신용 교수, “불치병 치료의 획기적 계기”
세계 각국 기자 3백여명 몰려
황 교수“인간복제 시비로 연구결과 폄하 우려”
문 교수“신기원 적인 업적…10년 뒤 실용화”
세계 최초로 인간의 난자와 체세포를 합쳐 인간 배아 줄기 세포를 만들어 낸 한국의 두 교수가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과학자와 언론인 등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전미 과학 진흥 협회(AAAS)가 개최한 세계 과학 학술 회의에 참석한 황우석 교수(서울대·수의학)와 문신용 교수(서울대·의대)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장기 복제’의 신기원에 대해 설명했다.
황 교수와 문 교수는 12일 오전 11시 시애틀 다운타운 그랜드 하이야트 호텔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간 배아 줄기세포의 발견이 향후 인류 역사를 얽어매고 있는 불치병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을 이끈 황 교수는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한 16명의 여성들로부터 받은 난자 242개를 실험한 결과 체세포 제공자와 복제된 배아 줄기세포의 유전자가 일치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지금까지 이식 수술에 있어 가장 큰 문제였던 면역 거부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까다로운 이식 수술을 보편화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첫 발걸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병, 파킨슨병 등과 같은 불치병을 고치는데 사용될 수 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그러나,‘장기복제’와‘인간복제’사이에 일고 있는 격론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기원적인 연구결과가 현실적 기여 없이 묻힐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 회견장에는 AP, 로이터 등 세계적 통신사와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주류 언론사들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서 온 3백여명의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 연구결과를 인간복제 문제와 밀접히 연관시키며 윤리와 종교적인 문제를 어떻게 헤쳐갈 것인지에 대해 집중 문의했다. 황 교수와 문 교수는“물론 인간 복제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우리의 연구 접근은 인류의 불치병을 치료하는데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정부의 허가와 재정적 지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황 교수는“관계부처의 재정적인 지원은 아무 것도 없었고 작은 회사들의 장기적인 연구자금 지원에 의해 오늘의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남성과 여성에 다 같이 줄기 세포 배아 실험을 했지만 남성은 실패하고 여성들의 배아에서만 43%의 상당히 높은 성공률을 거두었다며 세계 각국에서 동일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 연구에 관심 있는 과학자들이 이미 한국의 연구실을 방문해 감탄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한국 줄기 세포 연구 센터(KHSCRC) 소장이기도 한 문 교수는“12일 발표되자마자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노하우를 의뢰하고 있고 기꺼이 그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쉽게 이루어진 연구결과가 아님을 강조했다.
황 교수는“무균 미니 돼지의 형질을 전환해 줄기세포 실험을 한 결과 현재까지도 잘 자라고 있고 또 광우병 저항성을 위한 작업, 백두산 호랑이 복원 프로젝트, 애완동물 복원 프로젝트, 희귀 동물 복원 프로젝트등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인체의 모든 줄기 세포에게서 채취한 핵으로 난공불락의 불치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오늘 발표하게 돼 감회가 깊지만 실용화 단계를 거치기 위해서는 10여년 정도의 연구기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와 문 교수의 연구 결과 발표는 16일 오후 2시30분~4시까지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한국 과학기술처 박영일 과학 기술 정책 실장의 발표도 15일로 계획돼 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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