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종 기자
▲베이지역을 찾는 부흥사들이 설교나 기도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소돔과 고모라와도 같은 이 지역의 악한 영들을 물리쳐 주시고... ”
처음엔 왜 이 지역에만 이리도 악한 영(靈)이 많은가 의아했지만, 이내 샌프란시스코가 미국내 동성애자들의 메카라는 것을 깨닫고 의문이 풀렸다.
‘캐스트로 거리’로 대변되는 동성애자들의 집단 거주지는 무지개 깃발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곳에 오기 전, ‘게이’라고 불리는 동성애자라면 으레 이상스럽게 생겼을 것이라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이 너무도 나이스(?)하게 생긴 것을 보고 두 번째로 놀랐다.
특히 많은 변호사나 음악가, 무용가, 화가들이 동성애자인 것을 보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기자의 편견일 뿐, 그들은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당당히 인정하고 살고 있는 것에 또 놀랐다.
▲동성애자 문제를 놓고 한인, 특히 1세들이 겪는 혼란이 심하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들이 혹시 동성애자 친구와 어울려 물들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여기서 ‘물든다’는 의미는 학교에서 게이 친구를 사귀다가 자신의 자녀도 동성애자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인 것이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로웰고등학교의 한인학부모회 세미나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임상심리학자인 강사에게 이같은 걱정을 제기했다. 여기에서 기자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동성애는 절대는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성애의 기질을 갖게된 원인에 대해선 학설이 분분하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이같은 기질을 보유하고 있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이것이 발현되고 행동에 옮기게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람은 당연히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지 동성애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성애자에게 샌프란시스코 시청이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면서 촉발된 논쟁이 지금 미국을 달구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은, 개빈 뉴섬 상항시장의 말대로라면,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의 표 결집을 노려 동성애 결혼을 금지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성애 자체가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범죄가 아닌 이상 국가가 이들의 사랑을 금지하거나 이들의 결혼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는 도덕의 시대적 기준이 바뀌어가는 현대에 설득력이 약해져가고 있다.
이는 말더듬이로 태어났다고 해서, 또는 피부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국가가 사회적 약자인 이들의 결혼을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지금은 세계 ‘1등국민’이라 자부하는 미국인들조차 과거 아프리카 노예를 짐승으로 취급했지 인간으로 여기진 않았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부정하는 것은 그같은 기질을 갖고 태어난 것만도 서러운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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