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백설공주’서 짝사랑 쟁취위해 ‘투포환 선수서 모델 꿈’ 영희역
▲ 뿔 테 안경에 라면 머리, 좀 우습죠? 귀여운 마녀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기대하세요.
얼굴이 백옥 같아서가 아니다. 찐빵집 딸로 여기저기 밀가루를 묻히고 다녀 ‘백설공주’란 별명이 붙었다. 젖먹이 땐 우량아 대회를 휩쓸었고, 굵은 팔뚝 덕에 투포환 선수로 발탁돼 ‘강원도의 마녀’로 이름을 떨쳤다. 쇠 공을 놓은 뒤에는 눈물겨운 다이어트로 ‘찐빵 몸매’에서 탈출, 패션 모델을 꿈꾸며 ‘케이크 같은 여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15일 첫 방송하는 KBS2 월화드라마 ‘백설공주’(극본 구선경 이선영, 연출 이재상)에서 김정화(21)가 맡은 주인공 마영희의 이력이다. 커다란 뿔테 안경에 라면을 삶아 얹은 듯한 촌스런 머리…. 막 촬영을 마치고 달려왔다는 김정화의 차림새에서는 이국적인 외모와 털털한 성격으로 10대 팬이 유난히 많은 신세대 스타의 모습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늘 덤벙대고 어리버리 해서 사고를 달고 다니죠. 힘은 장사지만 사랑 앞에서는 숙맥이고요.” 터프해 보이는 겉과 달리, 실제 김정화는 수줍음 많고 취미가 뜨개질일 만큼 여성적이다.
그런 그녀가 ‘어리버리’ 연기도 모자라, 투포환 선수를 연기할 때는 특수 분장한 ‘찐빵 몸매’로 카메라 앞에 선다. 예뻐 보이기에 여념이 없을 20대 초반에 이처럼 한없이 망가지는 역할이 꺼려질 법도 한데, “그동안 해보지 못한 독특한 역할이라 신나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가장 큰 걱정은 “표정도, 행동도 ‘오버’가 심해 어색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점. 촬영에 앞서 로맨틱 코미디를 섭렵하고, 특히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 ‘위대한 유산’의 김선아 연기를 눈 여겨 봤다는 그녀에게 이 PD는 “표정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이 밝힌 ‘백설공주’의 기둥줄거리는 귀여운 마녀의 좌충우돌 로맨스.
영희는 10년을 해바라기한 바람둥이 진우(연정훈)와 그의 동생인 철부지 연하남 선우(이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진우를 노리는 성형미인 희원(오승현), 선우를 찾아 현해탄을 건넌 재일동포3세 미나코(조윤희) 때문에 어느 쪽도 쉽지 않다. 결말은 아직 미정이라고 제작진은 귀뜸한다. 실제라면 김정화는 누구를 택할까. “자상하고 젠틀한 진우 쪽이 좋지 않을까요.”
김정화는 MBC 시트콤 ‘뉴 논스톱’으로 인기를 얻어 일요 드라마 ‘1%의 어떤 것’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아직 연기자로서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영화 데뷔작 ‘그녀를 모르면 간첩’도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신통치 않았다.
“사실 그동안은 연기보다 이미지로 주목 받는 연예인이었죠. 10대 팬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겠죠. 이제는 ‘연기자 김정화’로 사랑 받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하루 아침에 되겠어요?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쌓아 가야죠.”
KBS2 통통튀는 월화극 신화 ‘다시한번’
’상두야 학교가자’ ‘낭랑18세’ 이어 이번엔 ‘백설공주’
저예산 독립 드라마’로 틈새를 공략한다.
KBS 2TV가 MBC ‘대장금’ 등 대작들이 포진한 월화드라마에 10대 취향의 통통 튀는 스토리에 다양한 형식 실험을 가미한 소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실 이같은 전략은 타 방송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로는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톱 스타를 쓸 수도 없거니와, 설령 스타를 쓴다 해도 일찌감치 장기독주 체제를 굳힌 ‘대장금’을 따라잡기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일종의 ‘궁여지책’.
그러나 지난해 9월 첫 방송한 ‘상두야 학교 가자’에 이어 9일 종영한 ‘낭랑 18세’가 SBS의 야심작 ‘왕의 여자’도 울고 간 ‘대장금’의 파죽지?속에서도 최고 시청률 15%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낭랑 18세’는 스톱 모션, 말 풍선 넣기 등 다양한 실험으로 화제를 낳았다. 박찬홍 책임 PD는 젊은 PD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백설공주’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 위에 있다. 우선 단막극 ‘디스코의 여왕’ ‘결혼할까요’ 등으로 신선한 감각을 인정 받은 이재상 PD에게 연출을 맡겼다.
극본은 ‘옥탑방 고양이’의 작가 구선경씨와 KBS 단막극 공모에 당선된 젊은 작가 이선영씨가 공동집필 하는데, 구성작가(노 율)까지 붙였다.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구성 작가를 따로 두는 것은 시트콤에서는 일반화했지만, 미니시리즈에서는 처음이다.
김정화의 ‘찐빵 몸매’ 변신, ‘성형미인’으로 나오는 오승현이 주먹 코에 앞니가 툭 튀어나온 과거를 회상하는 대목 등에서 갖가지 특수분장이 동원된다. 내용 면에서도 악녀를 등장시키거나 연적을 필요 이상의 적대 관계로 몰아가는 따위 트렌디 드라마의 공식을 배제했다.
KBS의 이런 ‘틈새 전략’이 또 한 번의 ‘작은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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