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협의회 ‘툴리’로, 베트남계 ‘사이공 도서관’ 으로”
타협안으로 ‘툴리-뉴사이공 도서관’ 거론
산호세 다운타운 남쪽의 툴리와 센터가 만나는 지역에 새롭게 들어설 도서관 이름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둘로 갈라섰다. 백인·스패니쉬 거주민들과 베트남계 이주자들이 바로 그들.
이 지역에 오래 거주해온 백인과 스패니쉬 거주민들은 새로운 도서관이 지역의 지리적, 문화적 역사를 반영하여 ‘툴리 도서관’으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계 이주자들의 입장은 틀리다. 최근에 하이웨이 87과 101, 그리고 I-280 이 만나는 지역은 이들이 많이 이주해 오면서 지역의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급격히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 이 지역은 5명중 1명이 베트남 계 이주자들이며 지역의 발전에 이들의 공로를 인정해서 도서관의 이름에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산호세 시의 도서관 위원회 측은 ‘툴리-뉴 사이공 도서관’ 이란 이름으로 타협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2천 여 세대를 대표하는 지역주민협의회 회장인 러즈 머돗(75)씨는 “지역의 오랜 숙원이던 도서관 이름문제로 주민들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아주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타협안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지역의 공공시설물에 특별한 민족의 이름만을 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머돗씨는 주민협의회 회장으로서, 2000년에 산호세 시로부터 2조 1,200만 달러의 도서관 공채의 일부를 이 지역에 도서관을 건립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아냈다. 지역협의회는 이 과정에서 도서관의 동선 및 경관, 디자인 등의 세세한 부분에 관여해왔다. 그런데 도서관 계획과 디자인에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던 베트남계 이주민들이 이 도서관을 사이공 도서관이라고 명명하도록 해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난 2월에 ‘도서관 이름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베트남계를 지원하는 아서 바오씨는 “지난 30년 동안 지역에 헌신한 베트남계 이주민의 역사를 도서관 이름에 반영하는 것이 지역 커뮤니티의 색깔을 드러내는 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도서관을 통해 이 지역이 산호세의 재팬 타운이나 샌프란시스코의 리틀 사이공과 같은 특별한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타협안대로 새로운 도서관이 ‘툴리-뉴사이공 도서관’으로 명명된다면 켈리 공원 내에 지어질 베트남 헤리티지 가든 다음으로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146,000명에 달하는 베트남계 커뮤니티를 위한 두 번째 공공 시설물이 된다.
이 지역은 1990년대에 백인과 흑인인구가 줄어들면서, 현재 아시안 계 이주민들이 전체 주민의 1/3 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계는 1990년에 전체 주민의 12%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20%로 증가했으며 스패니쉬계는 전체의 48%, 백인은 14%에 이르고 있다.
<유호곤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