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갇혀 있던 아테네의 감옥. 아크로폴리스의 입구에 있으며 2400년전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최후진술에서 너무 오만했던 그의 고자세가 죽음 불러
동굴감옥 내부. 제자들이 간수를 매수한 후 그에게 탈출을 권유했으나 끝까지 거부했다.
화가 작크루이 데이빗이 그린 소크라테스의 최후. 그가 독배를 마시려하자 제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독배를 마신후 걷다가 몸이 무거워질때 그자리에서 누우면 그것이 곧 죽는 순간’이라는 간수의 충고를 그대로 받아들여 실행했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열렸던 아고라. 아고라는 장터를 의미한다. 그는 매일 이곳을 돌아다니며 젊은 청년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무지의 지(知) 논법을 폈다.
독배를 마시게 된 배경
소크라테스(사진)에게 악처 크산티페가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는 보기 드문 추남이었다. 대머리에 눈은 왕방울이고, 키가 작은데다 배가 볼록 튀어 나왔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첩이 있었다. 끼니를 잇기 어려웠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가 어떻게 첩을 둘 수 있었는가는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좌우간 희한한 이유로 첩을 두게 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아테네는 항상 전쟁에 시달렸다. 페르시아와 싸워 겨우 이기자 이번에는 동맹군이던 스파르타가 적으로 돌아섰으며 두 도시의 전쟁은 27년간이나 계속되었다. 아테네는 적을 이기기 위해 많은 남자를 필요로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아테네 남자들에게 강제로 첩을 두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작은 부인(?)을 마지못해 갖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미르토-소프로니스커스, 메네크세누스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간주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그러나 BC 404년 펠로폰네스 전쟁에서 아테네는 스파르타에 패해 망하고 말았다. 여기에서 소크라테스의 비극적인 운명이 시작된다.
현역 장군인 알키비아데스라는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펠로폰네스 전쟁에서 적군인 스파르타에 망명해 버렸다. 또한 아테네가 망한 후 스파르타가 내세운 꼭두각시 정권 30인 위원회가 폭정을 펴다가 시민의 항거로 쫓겨났는데 이 위원회의 우두머리가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크리티아스였다. 이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의심받게 되었고 그의 강연에 사람이 많이 모여들 수록 아테네 지배계급은 불안을 느꼈다. 소크라테스의 연설은 영향력이 컸다. 이래서 그에게 덮어씌운 죄목이 ‘젊은이들에게 악의 사상을 전파시킨 혐의’다. 두 번째 죄목은 아테네의 신을 부인한 혐의인데 이는 그의 개혁사상 때문이었다.
500명의 판사로 구성된 법정은 요즘 용어로 표현하면 인민재판인 셈이다. 이 재판에서 소크라테스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피고인 십계명의 제1조인 “배심원들에게 오만하게 보이지 말라”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는 법정진술에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으며 오히려 정부가 자기에게 훈장을 주고 평생연금 혜택을 베풀어야 하며 그것이 불가능하면 1드라크마 정도의 벌금은 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누구를 놀리는 거냐.” 재판관들은 분개하여 그에게 사형을 언도했다. 아테네의 민주정치가 지금과 같은 변호사 제도를 두었더라면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면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나는 잘못이 없다. 아테네 시민들은 나를 죽인 후 언젠가는 후회할 것이다. 당신들은 살기 위한 길을 택했고 나는 죽는 길을 택했다. 누가 더 행복한지는 신만이 알고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BC 399년, 그의 나이 70세였다. 그는 친구들의 탈옥 권유를 뿌리치고 간수가 가져온 독배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제자들이 옆에서 통곡했다. 그는 태연하게 “이렇게 울고불고 하는 것이 보기 싫어 여자들은 못 오게 했는데 자네들이 울다니… 내가 이웃에서 닭 한 마리 꾼 것이 있는데 그것이나 갚아 주었으면 하네.” 그가 남긴 유일한 유언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인간의 무지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해온 소크라테스는 “선을 주장하려면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평소 그의 말을 죽음이라는 극한상황으로 시범보인 셈이다. 그는 성인이라기보다는 훌륭한 교육자라고 할 수 있다.
이철 주필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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