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봉사회 가정 상담원 어은주 박사
“한국 분들은 마음을 잘 열지 않아요.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어 답답한 경우가 참 많지요.”
산호세 한미봉사회관에서 3주전부터 가정상담원으로 근무하는 어은주(35)박사는 “자신이 가정폭력의 희생자이길 밝히길 꺼리는 한국여성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어씨에 따르면 한 통계자료에서 미국내 아시아인들의 가정폭력 빈도수에서 한국인이 1위라고 나타났다고 한다.
가정폭력은 가정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의 문제이다.
일반인들은 ‘폭력’이라고 하면 손이나 발로 구타하는 행위만을 생각하는데 ‘가정폭력’에는 수시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되며 재정관리를 일방이 독차지하여 경제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도 포함된다.
어씨는 경희대학교 가정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 가족상담 교육연구소에서 상담원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98년 오하이오 주립대학으로 유학을 와서 현재 소셜 워크 분야 박사과정에 있다.
어씨가 오하이오주에서 아시안-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비스 센터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20대 후반의 한국인 여자 유학생이 미국인 남성과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이 둘을 낳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미국인 남편이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인 여성은 ‘아이도 둘이나 있는데 이혼을 어떻게 해’라는 심정으로 참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시민권 수속중이라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훗날 상담시간을 통해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경우와 같이 폭력에 시달리는 부인의 경우 경찰이나 911등에 신고를 하면 자동적으로 시민권이 부여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번은 학생 부부의 경우였는데 남편이 말다툼 끝에 폭력을 행사해 부인이 충동적으로 911을 눌렀다고 한다. 그러나 부인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설명을 못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얼마 후 경찰이 찾아와 둘 사이에 폭력이 오고간 일을 눈치 채고 즉각 남편을 연행해 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911을 누르면 사건의 경중에 관계없이 경찰이 발신자추적을 통해 방문조사를 하게 되어 있는 것도 알고 있어야 다른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
어씨에 따르면 한국인들에게 있어 가정불화가 생기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세대간에 생기는 갈등’이라고 말한다. 또한 남성권위주의로 인한 가정불화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이민사회에 있어서는 한국어를 쓰는 부모와 영어를 사용하는 자식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어 쉽게 오해가 생기고 그로 인해 가정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1996년 어씨가 한국의 부부들을 대상으로 건강부족의 공통된 특징을 조사해본 결과 ‘대화가 있는 가족’이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속담에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은 중요한 것이며 가정 구성원간의 대화는 건강한 가정생활을 누리기 위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산호세 한미봉사회에서는 부부관계를 비롯하여 부모와 자식사이의 문제 그리고 노인문제 및 고부관계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으며 면접 및 전화상담을 받는다.
면접 및 전화상담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매주 월-금)이다. 문의: 408 920 9733
<유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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