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중희씨
산타클라라 한미노인 봉사회 조중희 씨
현재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에서 활동중인 조중희(70)씨는 산호세 지역의 한인노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조씨는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한인들이 이민생활에서 필요한 진료 문제, 복지혜택 문제, 이민국 문제들을 도와주고 있다.
한인노인들이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바로 언어소통 문제이다. 조씨는 이러한 한인 노인들을 위해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 노인들은 영어를 사용할 일이 있으면 자식보다 먼저 조씨를 찾는다고 한다.
조씨는 병원에 함께 갈 환자가 있으면 우선 병명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한다. 병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야 담당 의사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3-4일에 걸쳐 직접 의료용어 사전 등을 찾아 해당 병과 관련된 전문 의학 용어도 숙지한다.
조씨는 예전에 약 3~4년간 스탠포드 병원에서 한국어 통역으로 자원봉사를 했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산호세 지역의 한인노인들의 입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조씨는 “노인들에게 있어 처방약 복용시간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며 한 가지 에피소드를 털어 놓는다. “하루는 할머니 한분이 콜레스테롤 약을 아침에 복용한다고 말하더군요. 제 상식으로는 콜레스테롤 약은 저녁에 먹는 것이거든요” 이상하게 생각한 조씨는 그 할머니에게 확인해보라고 조언을 하여 복용시간을 바로 잡아준 일도 있을 정도로 의학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다.
한번은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에서 조씨가 사무를 보고 있었는데 한 노인이 아침부터 이상하게 가슴이 아프고 왼손이 저리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즉각 병원의 심장전문의에게 문의를 해 오코너 병원의 응급실로 급히 후송하여 심장 질환을 막은 적도 있다고 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조씨는 영어선생님이 된다. 디 알라메다에 위치한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에서 20명 가량의 노인학생들에게 생활영어를 가르친다.
조씨는 단어와 문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로부터 난처했었거나 궁금했던 상황을 듣고 그 상황에 필요한 영어단어와 문장을 가르쳐 준다.
불편한 선생님들보다는 친구같은 조씨가 영어를 가르치니 부담도 없고 편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반응이다.
병원과 노인회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조씨는 “LA에서 공부할 때 그 곳의 한인 노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는 그 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갚을 차례”라고 말했다.
조씨는 1953년 단신으로 일본을 거쳐 하와이로 도미해 가이무끼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이후 LA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다. 산호세로 이주해 온 것은 1963년. 당시 LA에 머물던 조씨는 주위 사람으로부터 산호세가 살기 좋다는 얘기를 듣고 산호세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씨는 마운틴뷰에 위치한 플래스틱 몰딩 회사인 스토서사에 입사해 94년 은퇴할 때까지 31년간 근무했다.
50세의 나이를 넘어선 지난 1985년까지 딸과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즐겨 탔을 정도로 활동적인 조씨는 현재 산호세 노인아파트에서 부인 조영애 씨와 함께 살고 있다.
<유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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